국토교통부의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이 발표된 가운데 서울시가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을 1만 가구로 늘릴 경우 토지이용계획 변경과 추가 인허가로 최소 2년 이상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성보 서울시 2부시장은 29일 국토교통부의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발표 이후 브리핑을 통해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공급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해 왔지만 이번 대책은 서울시가 제시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이 배제된 채 추진됐다"며 우려를 표했다.
서울시는 서울 내 3만2000호 공급 대상지 중 일부가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포함됐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김 부시장은 "총 29곳 중 11곳은 기발표 부지로 공유가 이뤄졌지만 나머지 18곳은 서울시가 의견을 제시할 기회조차 없었고 우려를 전달했음에도 대책에 포함된 곳도 있다"고 말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대표적인 쟁점 지역으로 거론됐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경우 정부는 주택 1만 가구 공급을 제시했지만 서울시는 현재까지 국토부와 합의된 물량은 6000가구이며 학교 문제 등 기반시설이 해결될 경우만 최대 8000가구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김 부시장은 "6000가구까지는 중부교육지원청과 학교 증설 문제에 대한 협의가 있었지만 그 이상은 학교 신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이런 핵심 쟁점이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1만 가구가 발표됐다"고 설명했다. 1만 가구로 확대될 경우 주거 비율 상승으로 국제업무지구의 상업·업무 기능이 약화할 수 있고 공원 면적도 1인당 기준으로 약 40% 감소한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정부으로 공급 대책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 지연될 우려도 나온다. 김용학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현재 사업시행 인가가 난 상태에서 주택 물량을 1만 가구까지 늘리려면 토지이용계획 변경과 교통·환경 검토 등 추가 행정절차가 불가피하다"며 "이 경우 전체 사업 일정이 최소 2년 이상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추가 인허가 없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주택 공급을 조정하는 것이 '신속 공급' 취지에 부합한다는 입장이고 이를 위한 최대치가 8000가구라고 강조했다.
태릉CC 부지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과거 8·4 대책 당시와 마찬가지로 실효성과 환경 부담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태릉CC는 개발제한구역이자 세계유산 인접 지역으로 환경영향평가와 문화재 협의가 필수적인 곳이다. 서울시는 인근 상계·중계 등 노후 주거지 정비를 통해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만큼 민간 정비사업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당장의 공급 절벽을 해소할 현실적인 대안으로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재차 강조했다. 서울 주택공급의 90% 이상을 민간이 담당해 왔고 지난해 아파트 공급의 64%가 정비사업을 통해 이뤄진 만큼, 10·15 대책 이후 강화된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과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가 가장 빠른 공급 수단이라고 설명한다.
서울시는 "주택 공급 숫자에만 매몰돼 도시의 장기 비전과 현장 여건을 외면한 대책은 8·4 대책의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며 "이번 발표가 끝이 아니라 지자체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 실효성 있는 후속 정책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