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종료에 '땜질식' 예외 안돼…전세 줄고 실수요자 부담 커질 것"

남미래 기자
2026.02.05 04:30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물 관련 안내가 게시되어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오는 5월 9일 종료돼 현행 제도상 조정대상지역 내 3주택 이상 보유자가 주택을 매도할 경우 기본 양도소득세 최고세율 45%에 중과세율 30%포인트, 여기에 지방소득세(양도세의 10%)까지 더해져 최대 82.5%의 세 부담이 발생한다. 2026.02.04. 20hwan@newsis.com /사진=이영환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관련해 제시한 보완책을 둘러싸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각종 예외 조항이 제시되면서 그렇지 않아도 혼란스런 상황이 한층 난해해졌다는 반응이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를 위해 추가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및 보완 방안'을 보고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일인 5월9일까지 체결된 계약에 한해 3~6개월 내 잔금과 등기를 마치면 양도세를 중과하지 않는다는 게 골자다. 통상 부동산 거래에서 계약 후 3개월 이내 잔금을 치르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한 조치다.

4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정부의 보완책 발표 이후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에게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기존 규제책과 상충하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먼저 연장된 유예 기간과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의 실거주 기한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허제 지역에서는 거래 허가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잔금 지급과 실거주를 완료해야 하는데 이는 재정당국이 제시한 잔금 유예 기간과는 차이가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와 관련, "토허제 실입주기한 규제 때문에 실입주를 먼저 하고 잔금을 1~2개월 뒤에 치르는 형태의 특약 조건을 거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며 "실입주 기한을 6개월로 조정하는 등 토허제 규제를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토허제 지역에서 전세를 낀 매물을 보유한 다주택자의 고민은 한층 더 깊다. 5월9일 이전에 매매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세입자의 전세 계약이 6개월 이상 남아 있으면 거래를 마무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경우에는 실거주 외 사유로는 퇴거를 요구하는 게 불가능한 만큼 거래 자체가 막히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전세를 낀 주택에 한해 실거주 의무 입주 기한을 임대차 계약 종료 시점까지 예외적으로 유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해나 올해 초 체결된 임대차 계약의 경우 만료 시점이 2~4년 뒤에 형성돼 있어 유예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를 두고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우려가 있다.

한 부동산시장 전문가는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정책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이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포함해 부동산 시장을 향해 강한 메시지가 잇따르고 있다"며 "연이은 메시지에 시장이 혼란스러워진 만큼 정책 형평성에 대한 논란도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예외 조항을 다수 만들어내는 방식보다는 토허제 자체를 완화하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토허제가 거래를 강하게 제약하는 상황에서 예외를 덧붙이는 땜질식 보완은 오히려 시장 혼선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세 매물 감소와 함께 자금력이 부족한 실수요자가 서울 외곽으로 밀려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실거주 요건 강화와 대출 규제 강화로 세입자와 매수자, 매도자 모두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전세금만으로는 서울에서 아파트를 매수할 수 없는 구조인 만큼 전세 임차인은 차츰 도심에서 외곽으로 밀려나게 될 것이고 전세 매물도 추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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