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뚝' 강남권은 급매 속출하는데…'3500만원 쑥' 신고가 찍는 이곳

남미래 기자
2026.02.13 04:30
(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예정대로 오는 5월 9일 종료된다.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및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소에 게시된 급매 안내문. 2026.2.1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세입자가 있는 다주택자 매물에 대해 실거주 의무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보완책이 나오면서 서울 아파트 매물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다만 실수요자의 수요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서울 외곽 지역으로 몰리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물 증가와 함께 일부 가격 조정도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3일 부동산 빅데이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6만235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실거주 최대 2년 유예' 방침을 언급하기 전날인 9일(5만9606건)보다 2751건 늘어난 수치다. 사흘 만에 매물이 4.6% 불어난 셈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에서 매물이 늘었다. 성동구는 1573건으로 8.8% 증가했고 영등포구(2107건)와 강동구(3028건)도 7% 넘게 늘었다. 양도세 중과 혜택 종료 방침 이후에도 매물 감소세를 기록했던 강북구, 구로구, 노원구도 매물이 늘었다. 강북구와 구로구가 2%대, 노원구가 5% 넘는 증가세를 각각 기록했다.

정부가 세입자가 거주 중인 다주택자 매물에도 매각 길을 열어준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임차 기간이 5월 9일 이후까지 남아 있는 매물의 경우 사실상 매각이 어려웠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허가 후 4개월 내 매수인이 실입주해야 하는데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임차인은 내보낼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부 단지에서는 호가를 대폭 낮춘 매물도 등장했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110㎡는 호가가 29억원까지 내려온 매물이 나왔다. 같은 면적이 지난해 12월 35억1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6억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토지거래허가 처리 기간을 감안하면 4월 중순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피할 수 있는 계약의 마지노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시한이 다가올수록 매물이 더 쌓이고 호가 역시 추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치구별 온도 차는 뚜렷하다. 강남 등 중심지에서는 직전 거래가보다 낮은 '급매물'이 속출하는 반면 서울 외곽으로 분류되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일대에서는 호가 오름세가 유지되고 있다.

노원구 공릉동 태릉해링턴플레이스 전용 84㎡는 지난달 11억9500만원(12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종전 최고가 11억6000만원(15층)보다 3500만원 오른 가격이다. 현재 같은 면적의 호가는 14억원(16층) 수준이다. 대출 문턱이 낮은 중저가 아파트의 강세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거래도 외곽 지역이 한층 활발한 모습이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힌 1월 23일 전후 2주간의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를 분석한 결과, 동작구가 99건에서 154건으로 증가 폭이 가장 컸고 이어 성북구(244→292건), 노원구(491→532건), 양천구(142→176건), 도봉구(106→134건) 등의 순이었다. 반면 강남구(119→97건)는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영등포구(211→178건), 강동구(174→156건), 관악구(152→135건), 서초구(89→78건) 등도 거래가 감소했다.

우 전문위원은 "강력한 대출 규제로 강남3구와 한강벨트는 현금 부자 중심의 '그들만의 리그'가 됐다"며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서울 외곽으로 실수요가 몰리면서 매물 소진 속도가 빠르고 가격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외곽 지역 역시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올수록 매물 증가 흐름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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