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내놔요" 세금 부담에 몸값 낮췄다...급매 늘자 꺾인 서울 집값

김지영 기자, 정혜윤 기자
2026.03.16 06:10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 추이/그래픽=김현정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전환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등하던 집값이 급매물 증가와 세금부담 등 영향으로 조정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전문가들은 최소 4월까지는 가격부담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조정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1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3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5% 하락했다. 이로써 3월 첫주(0.18%)까지 이어진 상승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 역시 3월 첫주 '0.10% 상승'에서 둘째주 0.01% 하락으로 전환했다.

그간 강한 상승세를 보인 서울 핵심 지역에서 조정 움직임이 먼저 나타났다.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4구와 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벨트에서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이 증가하며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 과천과 성남 분당·판교 등 수도권 대표 상승 지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서울 집값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강한 상승세가 이어졌다. 2월만 해도 주간 가격상승률이 0.1~0.2%대를 유지했지만 3월로 접어들면서 상승세가 빠르게 둔화했다.

시장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세금부담이다. 정부가 다주택자와 고가 1주택자에 대한 세금압박을 강화하면서 몸값을 낮춘 급매물이 속속 시장에 등장한다. 급매물을 중심으로 매물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서울 매매가격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는 분석이다.

전세시장은 반대 흐름을 보인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1% 상승했다. 수도권 역시 0.11% 오르며 매매와 달리 상승세가 이어졌다. 실제로 서울 전셋값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6개월 이상 상승 흐름을 이어간다. 누적 상승률도 2%를 상회한다.

대출규제와 세금부담 등으로 주택매수를 미루는 관망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실수요가 매수 대신 임대차시장으로 이동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전세매물 부족도 전셋값을 밀어 올렸다. 부동산 규제강화 분위기 속에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갭투자'가 위축되면서 전세공급이 줄어든 데다 전세의 월세 전환속도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매매가격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다주택자 매도 유인을 위한 정책적 퇴로가 열려 있는 기간이 약 1~2개월에 불과한 만큼 4월까지 가격부담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조정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셋값 상승이 계속될 경우 전세 실수요자 일부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만큼 하반기 주택가격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정부공인 통계인 한국부동산원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위태로운 상승세를 이어간다. 지난 12일 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3월 둘째주(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8% 상승했다. 이로써 57주 연속상승 기록이 이어졌지만 상승속도는 눈에 띄게 느려졌다. 특히 강남권과 용산구 등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조정 분위기가 완연하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의 아파트 가격은 3주 연속 하락했고 전주까지 오름세를 유지하던 강동구의 집값도 하락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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