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항공교통 증가에 대응하고 안전관리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항행조직 전면개편에 착수했다.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를 계기로 드러난 조직 내 책임·권한 불명확 문제를 정비하는 조치의 일환이다.
24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국토부는 전날 '국가항행조직 선진화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이번 연구는 항공안전과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취지다. 항공·공항분야 조직 전반을 진단하고 그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권고에 따라 규제·감독기능과 항행서비스 제공기능을 분리하는 방안도 비중 있게 다룬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제기준은 항공관제 등 서비스 제공 영역과 안전을 관리·감독하는 기능을 명확히 분리해 상호보완하게 돼 있다"며 "이에 맞춰 보다 안전한 관리체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국내 항행조직은 기능이 혼재돼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토부 산하 항공교통본부와 지방항공청이 공역·공항관제를 나눠 수행하는 구조로 지휘체계가 분산된 데다 조직확대 과정에서 규제와 서비스 기능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12월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대응과 사고 조사과정에서 이같은 문제점이 명확히 드러났다. 참사 대응과 조사과정에서 국토부 항공정책실 내 정책관별 책임과 권한의 기준이 불명확하고 통솔범위에도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조직개편의 필요성이 대두했다.
국토부는 이번 연구를 통해 직제와 실제 업무간 불일치 문제를 조정하고 업무 효율성을 고려한 조직개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항안전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구체적으로는 항공교통본부를 가칭 '항공교통안전본부'로 확대개편해 공역과 공항관제를 일원화하고 지역관제소, 접근관제소, 관제탑 등 관제시설 전반의 지휘·감독체계를 통합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이에 따른 관제인력 재배치와 충원, 지방항공청 기능개편도 함께 추진된다.
지방항공청은 관제기능 이관으로 생긴 여력을 활용해 공항 안전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되며 '지방항공안전청'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국토부는 이같은 조직개편을 통해 장기적으로 ICAO 기준에 부합하는 규제·감독과 서비스 제공기능의 분리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연구는 정부가 추진 중인 항공안전 전담 독립기구인 '항공안전청' 신설과 맞물린 사전 정비성격의 연구로도 해석된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4월 항공안전혁신위원회의 권고 등을 바탕으로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유사한 독립형 항공안전 전담조직 설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기존 조직을 국제기준에 맞게 정비하는 실무적인 단계"라며 "궁극적으로는 항공 안전 전담조직 설립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