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 (263) 혈액암

혈액암은 혈액·골수·림프계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통칭한다. 고형암과 달리 혈액과 림프액을 통해 전신으로 퍼질 수 있어 전신 증상을 동반하며 질환의 진행이 빠른 것이 특징이다. 최근 치료제의 발전으로 치료 성공률과 생존 기간이 향상되고 있으며, 일부 혈액암은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완치도 가능한 질환으로 평가된다. 대표적인 혈액암인 '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에 대해 알아보자.

백혈병은 골수에서 비정상적인 백혈구가 무한히 증식하는 질환이다. 정상 혈액세포의 생성을 방해해 빈혈·감염·출혈 등을 유발한다. 급성은 수주에서 수개월 사이 빠르게 진행되고 만성은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방사선 노출, 벤젠 등 화학물질, 일부 바이러스, 유전적 소인이 주요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엔 감기나 과로와 증상이 비슷해 지나치기 쉽다. 이유 없는 극심한 피로감과 무기력, 창백한 피부, 발열과 오한, 반복되는 감염, 감기가 잘 낫지 않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가벼운 자극에도 멍이 쉽게 들거나 코피·잇몸 출혈이 지속되고 특별한 원인 없이 뼈나 관절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백혈병은 혈액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골수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치료는 진단명과 병기에 따라 결정된다. 항암화학요법이 기본 치료이며, 조혈모세포이식은 관해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시행된다. 최근 특정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표적치료제와 면역치료인 CAR-T(키메라항원수용체-T세포) 세포 치료가 도입되며 치료 효과가 향상되고 있다.

림프종은 면역세포인 림프구가 암세포로 변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호지킨 림프종'과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나뉜다. 림프절뿐 아니라 위장관·피부·뇌 등 여러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다. 발병 위험 요인으로는 면역기능 저하, 바이러스 감염, 자가면역질환 등이 꼽힌다.
림프종은 'B증상'이라 불리는 전신 증상이 중요한 단서다. 이는 목·겨드랑이·사타구니의 림프절이 붓고 2주 이상 줄어들지 않는 경우가 대표적이며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와 함께 △밤에 옷이 젖을 정도의 식은땀 △6개월 내 체중의 10% 이상 감소 △38도 이상의 발열이 반복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그 밖에도 원인 불명의 가려움증, 지속적인 피로감, 호흡곤란, 복부 팽만감 등이 동반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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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은 림프절 조직검사를 통해 이뤄지며, PET-CT(양전자방출단층·컴퓨터단층촬영)를 이용해 병기를 결정한다. 치료는 항암화학요법이 기본이며 표적치료제와 조혈모세포이식이 병행될 수 있다. 재발 또는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및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CAR-T 세포 치료와 이중항체 치료 등 면역치료가 적용되기도 한다.

다발골수종은 항체를 만드는 형질세포가 골수에서 암으로 증식하는 질환이다. 주로 60대 이상에서 발생하며 뼈 손상과 신장 기능 저하, 면역 저하가 동시에 나타난다. 고령·비만·방사선 노출·유전적 소인이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엔 허리 통증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단순 근골격계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다. 그러나 뼈 통증이 지속되거나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빈혈로 인한 심한 피로감, 반복되는 감염, 전신 부종, 신장 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고칼슘혈증으로 인한 구역·구토·변비·갈증·의식 변화가 동반되기도 한다. 이 같은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될 경우 검사가 필요하다.
다발골수종은 혈청 단백전기영동 검사와 골수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완치가 쉽지 않지만 최근 다양한 신약 개발로 생존율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면역조절제·프로테아좀 억제제·단클론항체 치료제 등이 병합된 신약 치료와 이중항체 치료 등이 일부 환자에게 적용되고 있다.
혈액암은 초기 증상이 감기몸살이나 단순 피로와 유사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한다면 치료 성적과 생존율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
설명되지 않는 피로감, 발열, 체중 감소, 출혈, 림프절 비대 등 혈액암을 의심해볼 수 있는 증상이 지속된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혈액암의 예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외부 기고자-송가영 화순전남대병원 혈액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