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조 거래에도 양극화…상업용 부동산 '될 놈만 된다'

배규민 기자
2026.04.15 09:17
국내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사진제공=코람코자산운용 보고서 캡쳐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거래 회복 국면에 진입했지만 수혜가 모든 자산으로 확산되지는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거래 규모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신축·대형·고급 자산으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시장 전반의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코람코자산운용 리서치&전략실은 15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국내 상업용 부동산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는 약 34조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오피스 거래는 26.1조원으로 전체의 약 77%를 차지하며 시장을 견인했다. 거래 건수는 감소했지만 거래 금액은 늘어나며 시장이 대형 자산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코람코는 이를 '신축·대형 자산 중심의 선별적 회복'으로 규정했다. 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환경에서 모든 자산의 가치가 동시에 오르는 시장은 아니라는 의미다. 자산의 규모와 입지, 임차인 경쟁력, 전력 인프라, 개발 가능성을 갖춘 우량 자산만이 거래와 가격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산별로 보면 오피스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하다. 올해 1분기 기준 프라임 오피스 공실률은 3%대 초반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신축 오피스로 임차 수요가 이동한 결과다. 신규 오피스는 빠르게 공실을 해소하는 반면 기존 건물은 공실이 늘어나는 '공실 이동'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물류센터 시장도 양극화가 진행 중이다. 수도권 신규 공급은 2023년 약 700만㎡에서 2025년 약 300만㎡로 급감했다. 상온 물류 평균 공실률은 16.0%에서 13.3%로 낮아졌지만 서북권은 여전히 27% 수준을 유지하는 등 지역별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 초대형 자산 중심으로 회복이 진행되면서 대형 자산 위주의 선별 투자 흐름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자산 규모별로도 격차를 나타냈다. 중형 이상 자산은 약 15% 상승했지만 소형 자산은 8% 하락하는 등 같은 시장에서도 성과가 엇갈리는 '선별 장세'가 확인됐다. 특히 물류 시장은 부실자산(NPL) 중심 거래에서 정상 거래로 전환되면서도 대형 자산 위주로 투자금이 집중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데이터센터 시장은 성장성과 제약이 동시에 부각되는 분야다. AI와 클라우드 확산으로 시장 규모는 2029년 2.2GW(기가와트)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전력계통영향평가 도입 이후 수도권 신규 공급이 제한되면서 전력 확보 여부가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사실상 '전력 기반 선별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다.

호텔과 주거 시장은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인다. 2025년 외래 관광객은 1582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이에 따라 호텔 객실 가동률과 객실당 매출도 상승 흐름을 보인다. 주거 시장 역시 공급 부족 영향으로 매매·전세·월세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월세 비중은 61%까지 확대되며 임대시장 구조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정진우 코람코자산운용 리서치&전략팀장은 "거래 회복 신호는 분명하지만 실제 자금은 신축·대형·고급 자산으로 빠르게 집중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시장 전체 방향보다 어떤 자산을 선택하느냐가 투자 성과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량 자산은 더 강해지고 그렇지 않은 자산은 더 어려워지는 양극화가 심화하는 만큼 선별적 투자 전략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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