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화성시 동탄구를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면서 동탄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들이 불거져나오고 있다. 집값 흐름이 전혀 딴판인데 왜 구 전체를 한꺼번에 규제지역으로 묶었느냐는 지적이다.
현행 주택법은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을 읍·면·동 단위까지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을 판단하는 공식 가격지수와 거래 동향은 자치구 단위 중심으로 평가가 진행된다. 이번 규제지역 지정 과정에서도 이 같은 계량지표를 토대로 시장 과열 여부에 대한 판단이 이뤄졌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주택법은 2021년 개정을 통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을 지정할 때 '지정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시·군·구 또는 읍·면·동 단위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같은 시·군·구 안에서도 집값 상승세가 크게 다른 만큼 보다 정교한 '핀셋 규제'가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 수도권 규제는 대부분 시·군·구 단위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 수도권 규제지역을 살펴보면 서울은 25개 자치구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고 경기도 역시 수원 장안·팔달구 등 자치구 단위 지정이 대부분이다. 이번에도 정부는 화성시 전체가 아닌 동탄구를 규제지역으로 지정했지만 동탄구 내부를 다시 나누지는 않았다.
문제는 동탄구 안에서도 시장 분위기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동탄구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11.38% 오르며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동탄역을 중심으로 한 청계동·여울동 등 동탄2신도시가 이 같은 오름세를 주도했다. 동탄2는 GTX-A 개통과 반도체 산업 호황 등 이른바 겹호재가 맞물리는 지역이다.
반면 반송동·능동 등을 중심으로 한 동탄1신도시는 구축 아파트 비중이 높아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일부 단지는 아직 과거 최고가를 회복하지 못한 곳도 있다. 동탄1 주민들 사이에서는 "동탄이라고 모두 같은 시장은 아니다"며 일괄 규제에 대한 아쉬움이 터져나왔다.
정부는 시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계량지표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계량지표는 현재 자치구가 최소 단위"라며 "화성시가 분구된 이후 동탄구 단위로 시장을 모니터링했고 이를 토대로 규제지역을 지정했다"고 말했다.
실제 공식 통계도 같은 기준으로 작성된다. 한국부동산원의 국가승인통계인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는 현재 시·군·구 단위로 가격지수를 공표한다. 화성시가 올해 2월 동탄구와 병점구, 효행구, 만세구 등 4개 일반구로 분구되면서 조사 체계도 개편됐고 이 때부터 동탄구 가격지수도 신설됐다. 정부는 이 같은 공식 가격지수와 거래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시장 과열 여부를 판단한다.
정부도 보다 세밀한 시장 분석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민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동 단위 규제를 확대하려면 시장 판단의 근거가 되는 통계 체계와 정책 기준이 함께 정교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정부는 거래 자료를 더 세분화해 볼 수는 있지만 규제 대상을 정하는 것은 정책 판단의 영역인 만큼 또 다른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 내부에서도 조금 더 마이크로하게 접근하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시장 상황과 제도 전반을 함께 고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