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가격 상승 억제를 위해선 1주택자 양도소득세제(양도세)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주택가격 상승이 전월세 가격을 끌어올리는 만큼 '더 똘똘한 한 채'를 위한 매매 수요를 줄여 집값 상승 압력을 완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강훈 참여연대 집행위원장(변호사)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전월세 시장 불안,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서울·수도권 주택가격의 가파른 상승에는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주택가격 상승이 연쇄적으로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이에 대한 개편이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1가구 1주택자가 2년 이상 보유한 양도가액 12억원 이하 주택을 팔 경우 양도세를 내지 않는다. 12억원 초과 주택도 10년간 거주한 후 팔면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를 통해 양도차익의 최대 80%(10년 보유 40%, 10년 거주 40%)를 공제한다. 비과세 요건을 쉽게 충족할 수 있는 데다 적용 횟수도 제한이 없어 이같은 비과세·공제 혜택이 오히려 2년마다 주택을 매각해 시세차익을 실현하는 투기 수요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전국의 무주택 가구와 1주택 보유 가구까지 더 똘똘한 한 채를 위해 서울·수도권 주택 매입에 나서면서 집값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1주택자가 장기간 보유만 해도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 40%의 장특공을 받을 수 있는 제도 역시 서울 강남 등 고가 주택에 대한 과도한 수요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토론회에서는 대안으로 비과세 대상 주택가격 기준을 중위주택가격의 일정 배수로 설정하고 장특공은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는 축소하는 대신 거주기간에 따른 공제는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더불어 비과세 적용 횟수를 제한하고 비과세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도 언급됐다.
실제 재정경제부 역시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세제 합리화 방안' 연구용역 중간보고를 바탕으로 장특공의 보유기간 공제를 줄이고 거주기간 공제를 늘리는 방향으로 세제 개편을 준비 중이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세제 개편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 교수는 "1주택 양도세 개편은 각국 사례를 충분히 검토하고 적정 세부담을 어떤 방식으로 부여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생애 전체에 걸친 양도소득 과세를 구현하기 위해 '양도세 이연제도'(양도소득에 대한 과세를 연기해주는 제도)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의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지나치게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성진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임대차신고제 시행 이후 월세 계약 신고가 늘어난 데다 월세는 계약 주기가 짧아 거래량이 더 많아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도 "전세의 월세화는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된 구조적 변화"라며 "올해 1분기 전세 계약 건수가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