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휴업 당일 '휴강' 통보 후 다음날 '조기폐강' 공지
주민 "홈플러스 문화센터는 동네 사랑방…일상 일부 사라지는 느낌"

홈플러스가 전국 67개 매장의 임시휴업을 갑작스럽게 결정하면서 매장 내 문화센터 수업도 줄줄이 중단되고 있다. 이미 여름학기 수업이 진행 중이었지만 이용객과 강사들은 별다른 사전 안내 없이 휴강과 조기 폐강을 통보받았다. 아이들의 배움터이자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온 문화센터가 하루아침에 문을 닫자 곳곳에서 혼란과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14일 오전 경기 안양시 홈플러스 평촌점. 굳게 닫힌 정문 앞에는 붉은 통제선이 쳐져 있었고, 유리문에는 '홈플러스 마트는 임시 휴업합니다'라는 안내문 세 장이 연달아 붙어 있었다. 매장 출입이 막히면서 4층 문화센터로 올라갈 길도 함께 끊겼다. 건물 상단에는 미처 철거하지 못한 '홈플러스 평촌점은 정상영업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그대로 걸려 있었다.
홈플러스는 지난 13일 오전 전국 67개 영업 매장의 임시휴업을 통보했다. 평촌점 문화센터는 같은 날 오후 회원들에게 "매장 임시휴업으로 여름학기 강의를 임시 휴강한다"며 "휴강 기간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하루만인 이날 "수업 진행이 어렵게 돼 대단히 죄송하다"며 조기폐강을 다시 공지했다.
문화센터를 운영해온 다른 휴업 매장에서도 휴강이나 폐강 등 유사한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 문화센터 홈페이지에는 "여름학기 강의를 임시 휴강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서울의 한 홈플러스 문화센터 관계자는 "현재는 잠정 휴강 상태"라며 "수강 취소가 많아지는 강의는 폐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수업을 맡았던 강사들도 상황을 미리 알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 강사는 "전날 오전 수업을 마친 뒤 갑자기 휴강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가을학기 수업 논의까지 오가던 상황이라 수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결국 폐강 소식을 듣게 돼 속상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홈플러스 평촌점 앞에서 만난 한 주민은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소식을 듣고 불안해하고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수업까지 중단됐다"며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휴업에 대한 아쉬움도 함께였다. 주민들은 홈플러스를 '동네 사랑방'으로 기억했다. 아이들은 문화센터에서 수업을 듣거나 놀이공간에서 시간을 보냈고, 어른들은 장을 보거나 미용실과 식당을 찾으며 일상을 보냈다.
평촌점 인근에서 24년째 거주한 서모씨(55)는 "홈플러스는 동네 사랑방 같은 존재였다"며 "우리 아들과 딸도 문화센터에서 수업을 들었고,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에는 놀이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자랐는데 일상의 큰 부분이 사라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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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씨(75)도 "임시휴업 발표 당일에도 이를 모르고 매장을 찾았는데, 평소 자주 인사를 나누던 직원이 울상인 얼굴로 인사하더라"며 "직원들도 선하고 친절했던 곳이라 더욱 허전하다"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파산 기로에 놓인 홈플러스는 지난 13일부터 전국 67개 매장의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회사 측은 운영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금이 고갈됐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불과 사흘 전인 지난 10일 전 품목을 절반 가격에 판매하는 할인 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당시 내부적으로는 "영업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급작스레 대규모 임시휴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