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대출규제만 1년… 첫 종합대책은 다를까

권화순 기자
2026.08.11 04:00

실행 안된 공급·오락가락 세제
부동산 토론서 실수요 불만 ↑

"결국 소방수로 나선 대출규제만 전국민 총알받이가 됐다."(금융권 관계자)

이재명정부가 빠르면 이번주에 사실상 첫 부동산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정부 출범 직후 6·17 대책을 통해 강력한 대출정책을 내놓았지만 이후 공급과 세제는 이렇다 할 대책이 없었다. 초강력 대출규제만으로 1년 넘게 부동산시장을 억누르는 사이 실수요자 불만이 폭발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명정부 들어 지난해 6·27 대책, 9·7대책, 10·15대책부터 올해 1·19 대책, 5·9 대책 등 부동산 대책이 잇따라 나왔지만 대출규제 외에는 사실상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전무했다. 대출규제는 6·27 대책에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일괄제한한 데 이어 올해는 가계대출 총량을 전년 대비 1.5% 이내 증가로 묶는 규제까지 더해졌다. 정부 출범 이후 내내 부동산대책의 '주인공'은 사실상 대출규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방수' 대출규제로 수개월 시간을 번 사이 나왔어야 할 공급대책은 '하나마나 대책'으로 귀결됐다. 서울 용산(1만3500가구)과 태릉(6800가구) 경기 과천(9800가구) 등에서 대규모 공급을 약속했지만 지방자치단체와 갈등으로 한발도 내딛지 못했다.

부동산 정책 토론회 국민 의견 수렴 결과/그래픽=임종철

부동산 세제는 지난 5월 양도세 중과를 시행했으나 이달 초 세제개편안에서는 다시 일부 유예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 '오락가락'이 됐다. 더구나 정부는 "세제는 조세형평성 차원이지 부동산대책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정책의 방향성도, 목표의 선명성도 모두 잃었다"는 부정적 평가가 지배적이다.

공급 없는 초강력 대출규제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실수요자들의 인내심은 바닥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13일 열린 부동산 대국민 토론회에서 국민의견을 수렴한 결과 금융·공급·세제 가운데 금융에 대한 의견이 전체의 39%(2943건)로 가장 많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공급이 먼저고 금융이 따라가야 하는데 금융이 먼저 나오고 공급은 안 나오면서 불균형이 발생한 것"이라며 "집값을 잡으려면 대출을 조여야 하는데 곧 발표될 대책에선 대출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출정책 소관부처인 금융위원회는 훨씬 더 복잡한 고차함수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주담대 6억원 제한은 유지하면서 잔금·이주비대출 한도를 풀어야 하고 연간 1.5%의 총량규제는 유지하면서 청년·신혼부부 실수요 대출 문턱은 낮춰야 한다. 대출규제가 강력해질수록 대출 없이 집을 사는 게 불가능한 무주택·서민에게 고충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당장 공급이 되지 않더라고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줘야 한다"며 "특히 공급물량에만 집중하지 말고 더 좋은 집에서 살고 싶은 국민들의 욕망도 감안해 서울시와 협의해 재개발·재건축도 끌고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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