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2억 맡기는 집주인..."월 73만원씩 통장에 꽂힌다"

홍재영 기자
2026.08.21 03:00

정부, 전월세 안심신탁 도입
공적기구가 투자 운용… 집주인에 안정적 수익 보장
민간 전세→공공 월세… 세입자 월 주거비 부담 완화
임대소득 세제혜택도 추진… 10월부터 신청자 모집

전월세 안심신탁사업 기대효과/그래픽=최헌정

정부가 전월세 안심신탁사업 내용을 다음달 공고하고 10월부터 참여자 모집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주무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다양한 인센티브로 사업참여를 유도하고 공급촉진까지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국토교통부는 8·13 주택 공급대책 후속조치 일환으로 전월세 안심신탁을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전월세안정화기구인 HUG와 임대인·임차인이 3자간 전월세 계약을 한 후 임차인이 전세금을 기구에 예치하면 기구가 전세금을 투자운용해 임대인에게 전세금 운용수익(연 4%대)을 월세처럼 제공하는 형태다.

공적기구가 전세금을 직접 관리함으로써 임차인은 보증금 미반환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다. 전월세전환율과 전세대출 금리 차이만큼 주거비 절감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임대인 입장에선 전세금 운용수익을 월세 형태로 안정적으로 수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업참여를 원하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자율적으로 신청하는 방식으로 의무사항은 아니다.

최근 전세사기 여파에 따른 전세기피 현상, 임대인의 월세 선호 등이 맞물려 임대시장에서는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 중이다. 안심신탁은 전세를 선호하는 임차인과 월세로 임대를 놓고 있는 임대인 사이의 미스매치를 해소한다. 주택 유형에 제한을 두지 않고 일반 임대인, 임차인을 대상으로 별도 공모를 통해 지원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시세 20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한다.

사업에 참여하는 임차인은 소득 등 지원요건을 충족할 경우 주택기금 전세자금대출(버팀목) 또는 시중은행 대출을 활용해 전세금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시중 전월세전환율(5~6%대)보다 전세대출금리(3~4%대)가 낮은 만큼 임차인은 주거비 부담을 덜 수 있다. 아울러 별도 전세금반환보증, 전세대출보증 가입이 불필요해 보증료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서울의 3억원짜리 빌라에 보증금 1000만원, 월세 74만원을 내고 사는 세입자를 예로 들면 전월세 안심신탁을 이용하면 월 주거비를 53만원까지 줄일 수 있다. 반대로 임대인은 HUG로부터 기존 월세와 큰 차이가 없는 월 73만원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안정화기구는 전세금 등을 기반으로 주택공급활성화펀드를 조성하고 주택건설사업장에 HUG 보증부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등으로 공급한다. 연 4%대 운용수익이 기대되며 안정화기구는 이를 매월 임대인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또 사업에 참여하는 임대인이 등록 임대사업자인 경우 임대보증금반환보증 가입의무가 면제된다. 임대인의 소득에 대해서는 세제지원도 추진한다. 세제지원은 이미 재정경제부와 협의가 완료된 상태다. 사업에 참여하는 임대인이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지방으로 이주할 경우에는 주택연금(연 1~3% 내외)을 수령하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매입임대주택 일부(500가구)를 안정화기구를 통해 시범공급해 무주택 청년세대의 주거부담을 경감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사업추진 절차, 약정서 내용, 월세수익률 등은 다음달말 사업공고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0월부터 사업신청을 접수하고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입주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날 최인호 HUG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안심신탁사업 구조를 자세히 설명했다. 특히 사업의 점진적 확장으로 규모가 커지면 단순히 전세사기와 월세화를 막는 것을 넘어 직접 공급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 사장은 "펀드 액수가 커질수록 규모의 경제가 작동한다"면서 "PF 대출을 통한 신축 주택공급 촉진 역할뿐만 아니라 구축을 매입해 시장에 내놓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대소득세 비율 하향을 포함해 다양한 임대사업자를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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