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00조원대 주주환원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SK하이닉스가 발표한 40조원대 주주환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소각보다는 주주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필수 투자 비용을 제외한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한 상황이다. 이번 주주환원이 일회성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은 내부에 현금을 쌓아두고도 주주환원에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순이익 대비 주주환원 규모를 뜻하는 주주환원율은 최근 밸류업 정책에 힘입어 많이 상승했지만 아직 30%대에 머문다. 반면 미국 상장사들 주주환원율은 90% 안팎에 달한다. 이 차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외면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이유로 지목되기도 했다.
대규모 주주환원이 다른 기업들까지 파급될 경우 외국인 투자 유입은 물론 고배당과 주가 안정성을 좇아 해외 증시로 향하는 '서학개미'를 돌려세우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다만 과도하게 현금을 소진했다가 투자 여력까지 훼손해선 곤란하다. 반도체는 시설과 R&D(연구·개발)에 매년 수십조원을 쏟아야 생존할 수 있는 산업이다. 이미 계획한 투자에만 천문학적인 재원이 필요하다. 삼성그룹은 평택캠퍼스와 용인 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한 반도체 클러스터 육성 등에 203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SK하이닉스도 용인과 청주, 서남권에 110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불황이 닥쳐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면 예정된 투자도 차질을 빚는다. 주주환원에 나선 기업이 자금 수요가 커졌을 때는 유상증자를 통해 유연하게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이상적인 자본시장의 모습이다. 현실적으로는 유증이 주주가치 훼손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많은 저항을 감수해야 한다.
기업은 철저한 재무 예측을 바탕으로 미래 소요 재원과 주주환원 간의 균형 감각을 발휘해야 한다. 정부는 주주환원에 나선 기업이 시장에서도 성과를 이어가도록 세제 등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성장을 위해 불가피한 자본조달이 원활해지도록 자본시장 제도와 관행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이익이 미래 투자와 주주환원에 쓰이고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다시 원활한 자본조달을 가능하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