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 3억 뚝, 여기 급매요"...'세 부담' 초고가주택은 지금

윤지혜 기자
2026.08.21 03:00

8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동향
매매가지수 지난주 대비 하락세
송파는 0.1%↑, 사실상 제자리
상대적 저가, 중위 지역 더 뛰어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그래픽=임종철

정부의 8·3 세제개편안에 서울 강남권 초고가주택 시장이 먼저 반응하는 모습이다. 강남·서초구를 중심으로 호가를 대폭 낮춘 급매물이 등장하는가 하면 직전 거래가를 밑도는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는 사례도 잇따른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는 최근 53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 동일 주택형은 불과 석달 전인 지난 5월 56억원에 매매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5차 전용 82㎡는 52억원짜리 매물이 등장했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 최고가(63억원)보다 11억원 낮은 수준이자 지난 6월의 55억원보다 3억원 내린 가격이다.

실제 정부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눈에 띄게 둔화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셋째주(17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의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각각 0.05%, 0.09% 하락했다. 정부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2주 연속 내림세인 데다 전주에 비해 낙폭도 커졌다. 송파구는 전주 대비 0.1% 상승하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성북구(0.45%) 중랑구(0.44%) 강북구(0.41%) 등 서울 중위지역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상승세(0.22%)를 유지했지만 초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3구의 집값 오름세는 빠르게 식는 분위기다. 특히 서초구는 잠원동과 반포동 등 재건축 추진단지를 중심으로 한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재건축 아파트는 비거주자 소유 비중이 높은 만큼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는 시점 이전에 매도하려는 움직임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세제개편안 발표 후 매도를 결심한 1주택자들의 급매물 출회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40억원 후반대 고가 아파트 보유자의 경우 종부세(종합부동산세) 및 양도세 인상이 예상돼 당분간 강남권 핵심지역의 매물 출회를 압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 하락 거래 사례만으로 시장 추세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서울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일부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현장에서 가격 하락이 체감되진 않는다"며 "매도·매수자 모두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여서 거래 자체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강남3구의 박스권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벨트 소유주들이 강남 진입을 위해 추가 부담해야 하는 자금이 커지면서 선뜻 갈아타기에 나서기 어려워져서다. 남 연구원은 "강남 입성을 노리는 한강벨트 지역 소유자의 경우 매도 및 보유비용에 대한 셈법이 복잡해져 당분간 박스권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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