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그냥'?". 국내 3대 금융그룹 회장단이 연봉 30%를 반납하겠다고 '깜짝' 발표한 직후 많은 이들이 궁금해 했던 질문이다.
지난 3일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그룹 회장들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연봉 일부를 반납하고 줄인 연봉을 신규 채용에 쓰겠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발표 직후 기자들을 포함해 상당수가 '저의'가 있는지 여부를 궁금해 했다. 금융당국 쪽으로도 전화가 쇄도했다. 당국에서 어떤 '사주'를 했는지를 의심하는 내용들이었다.
지금까지 파악된 바로는 정말로 '자발적인' 결정인 듯 하다. 그룹 내 최측근들도 발표 전날에야 이를 알았고 금융당국 관계자들도 몰랐었다고 하니 말이다.
이 결정을 낸 조찬 모임이 그 이틀 전에야 잡혔던 걸 보면, 그간 간간이 의견을 나눴던 3대 지주 회장 간 의기투합이 이런 결정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결정은 갑작스럽게 공개됐으나 '모두가 문제인 걸 알지만 누구도 먼저 총대를 메려 하지 않는' 인력 구조조정이란 난제를 경영 일선에서 느꼈을 이들의 고민은 오랜 기간 있었을 것이다. 금융권 역시 항아리형 인력구조 해결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남겨 두고 있다. 부모-자식세대 간 제로섬 게임이 돼 버린 '답없는' 고용 문제의 해결책을 고심해 왔을 터다.
실제로 3사 중 한 곳의 회장과 오랜 친분을 가진 한 측근은 올해 초 이 회장과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최고경영자(CEO)가 먼저 연봉을 줄이는 구상을 나눈 적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은 당시 자리에서 "사회 문제를 노조만이 책임질 수 없다. 노조에게 개혁을 요구하려면 사용자 자신이 먼저 무언가를 하면서 동참을 호소 해야한다"는 데 공감했다.
이들의 결정을 두고, 수십억원 줄여 얼마나 많은 고용을 늘릴 수 있겠냐는 '회의론'이 있고, 여전히 '순수한' 결정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시각도 있다. 그렇지만 실질적인 효용이나 진짜 의도가 어찌 됐든, '네 책임'이라고 하는 '말' 보단 내 파이를 덜어내는 '행동'이 훨씬 더 어려운 것임은 분명하다.
다음날 지방금융그룹 회장단이 임금 삭감 결정에 동참하겠다고 밝히는 등 금융권에선 이번 결정의 영향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금융권 밖에서도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