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출형 크라우드 펀딩인 P2P(개인대개인) 금융업체를 통해 돈을 빌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업체 사람들을 만나 이곳을 찾는 고객들의 특징이 뭔지 물어봤다. 대부분 비슷한 답이 돌아왔다. 우선 기존 대출금을 갚기 위해 또다시 대출을 받으려는 대환대출 이용 고객들이 많다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생각보다 20대 대출 신청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요즘 같은 취업난에 20대라면 십중팔구 학생일 텐데 대환대출을 이용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더 알아봤다. 현실은 더 심각했다. 지난주 국감에서 김영환(새정치연합 ) 의원이 금융위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신용대출을 받은 20대 청년층의 37%가 은행보다 금리가 훨씬 높은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를 이용했다. 신용회복위가 파악한 지난해 20대 파산신청자는 6671명에 달한다.
어떻게 된 것일까? 학생들은 대부분 학자금 대출이나 통신비 등을 연체해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그래서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 같은 2금융 시장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으로 신용카드 열심히 쓰고, 은행에서 빌린 돈을 밀리지 않고 갚아나가는 '성실한 빚쟁이'에게 높은 신용등급을 준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일정한 소득도 없고 신용카드도 만들지 못하는 학생들은 보통 신용등급이 5등급 정도로 분류된다. 여기서 학자금 대출 이자나 휴대폰 요금 등을 연체하면 순식간에 신용등급이 7등급 밑으로 내려간다. 이렇게 한 번 2금융 시장에서 돈을 빌리면 1금융 시장 재진입이 어려워 악순환에 빠진다.
특히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빌린 학자금이 학생들을 고금리의 늪으로 내던진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불합리하다. 취업도 못하고 비정규직 알바로 생활하는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에 발목이 잡혀 짊어질 짐이 더 불어난다면 앞으로 우리나라 미래는 깜깜할 수밖에 없다.
1년 전보다 20대 파산신청자가 10% 가까이 더 늘었다고 한다. 적어도 사회에 발을 내딛기 전에 파산부터 경험한 청년들에게 이 나라는 '헬조선'이 맞다. 이들에게 마저 '징징대지 말라'고 다그치거나 '그것도 다 좋은 경험'이란 식으로 넘어가선 곤란하다. 지금부터라도 청년 금융시장을 바로 잡을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