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카드 결제금액의 일부를 다음달로 이월하는 리볼빙 서비스와 관련해 1년만에 현대카드를 추가 현장 검사했다. 리볼빙이란 카드 결제대금 중 일부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다음 달로 이월하는 서비스로 이월대금은 최고 연 26%의 높은 이자율을 적용받는다. 금감원은 현대카드가 리볼빙 서비스에 높은 이자가 붙는다는 점을 고객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보고 중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3일간 현대카드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8개 카드사에 대해 현장검사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현대카드가 리볼링 서비스와 관련해 불완전판매를 했다는 사실을 적발했다. 이번 추가 검사는 현대카드에 대한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에 앞서 실시됐다.
금감원은 지난달 21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현대카드 제재안을 논의했으나 위원들의 의견이 엇갈려 결론을 보류했다. 이번에 현장검사를 통해 추가적인 사실을 확인한 뒤 이르면 이달 안에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기관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유력하게 검토한 것으로 안다"며 "추가 검사 결과에 따라서 제재 수위가 당초 예상보다 올라가고 징계 대상도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리볼빙 서비스는 현대카드뿐만 아니라 다른 카드사도 판매한다. 문제는 현대카드가 카드사 중 유일하게 고객에서 직접 전화를 걸어 결제금액을 매달 10%씩 쪼개 이월하는 리볼빙 서비스를 판매하면서 이월되는 결제금액에 붙는 이자율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카드와 연결된 계좌에 잔고가 충분하면 전액 결제를 하는 게 고객에게 유리한데도 현대카드는 "이월되는 결제금액에 대해 특별 우대이자율을 주겠다"며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했다는게 금감원 판단이다.
현대카드가 텔레마케팅을 통해 판매한 최대 결제비율 10%의 리볼빙 서비스는 이번달 결제대금이 100만원이고 계좌 잔고가 150만원이라도 10만원만 결제되고 90만원은 다음달로 이월된다. 결제가 이월된 90만원에는 최소 연 6%대에서 26%대까지 높은 이자율이 붙는다. 금감원은 현대카드가 2014년부터 2015년 5월경까지 이같은 리볼빙 서비스를 10만여명의 고객에게 불완전판매해 300억원이 넘는 이자를 챙겼다고 보고 있다. 현대카드는 2015년 5월 이후 금감원의 검사가 진행되면서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판매를 권하는 아웃바운드 영업을 중단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다른 카드사는 최대 결제 비율을 100%로 설정해 잔고가 충분하면 전액 결제가 되지만 현대카드는 최대 결제 비율을 10%로 설정하는 상품을 아웃바운드로 팔았다"며 "리볼빙은 이월대금에 대해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는 만큼 대출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고객들은 '서비스'로 인식해 정작 본인이 높은 비용을 부담한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현대카드가 고객응대 가이드라인을 통해 고객에게 불리한 리볼빙 비율 설정을 유도했다는 점에서 당초 영업정지까지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업정지를 받으면 카드사 정보유출 징계 이후 최고 수위가 된다. 현재 유력하게 검토되는 기관경고도 중징계다. 기관경고를 받으면 향후 1년 안에 해외진출 등 신사업 착수가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