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은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입원하는 곳이기 때문에 중증질환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이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치료가 아닌 돌봄서비스를 목적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환자들이 늘고 이른바 사무장병원이 기승을 부리면서 전문의 대신 일반의나 중증질환과 무관한 전공의들이 요양병원에 자리를 채우는 추세다.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요양병원 의사 7719명(치과의사·한의사 포함) 중 약 38%에 해당하는 2948명은 전문의 과정을 밟지 않은 일반의거나 중증질환과 전공이 밀접하지 않은 의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한의사가 1799명으로 전체의 23.3%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일반의는 611명으로 전체의 7.9%를 점했다. 전공별로도 산부인과 307명, 소아청소년과 97명, 비뇨의학과 48명, 이비인후과 34명, 치과 22명, 성형외과 17명, 안과 13명, 피부과 8명 등 중증질환과 거리가 먼 전문의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나머지 전문의 중에서는 요양병원과 관련 있는 노인성 질환에 특화된 가정의학과 출신이 1038명으로 전체의 13.4%를 점하며 가장 많았고 이어 내과(806명), 외과(700명), 정신건강의학과(563명), 신경과(265명), 정형외과(227명), 신경외과(199명) 등의 순이었다.
한의사의 경우 총 1799명 중 1633명이 일반의였고 전문의는 한방내과(70명), 한방부인과(16명), 한방소아과(6명),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10명), 한방신경정신과(15명), 침구과(22명) 등으로 집계됐다.
의료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암 등 중증질환자의 입원이나 치료는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풍부한 의사의 집중관리가 필요한데 실제 요양병원에서는 해당 진료과목의 전문의가 아니거나 일반의나 한의사가 중증질환을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사무장병원에서는 의사들이 명의만 빌려주고 실제 진료나 치료는 간호사가 대신하기도 해 시술과정에서 의료사고로 이어지는 위험한 일도 생긴다"고 말했다.
비의료인이 운영하는 사무장병원은 의사가 진료조차 하지 않고 의사 면허만 빌려주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무장병원은 운영을 영리 목적의 비의료인이 하다보니 과잉진료나 의료사고 위험에 노출될 확률도 높다. 하지만 환자들은 의사의 전공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요양병원은 고난도 수술 등을 받는 일이 적어 환자가 의사의 전공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편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사전에 의사의 실제 진료능력 등에 관한 자격요건 확인이 쉽지 않고 병원이 설립된 이후에도 인력 등에 대한 현지조사나 관리가 어려운 것이 문제"라며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인의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인력 수도 상향조정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