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콜센터 상담원의 점심시간 근무를 제외하는 오프제 도입을 추진한다. 앞서 통신업계에서 도입된 이 제도는 감정노동자인 상담원들의 근무환경 개선과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드업계에서 오프제가 성공적으로 안착되면 이를 계기로 점심시간 오프제가 은행, 보험 등 전 금융권으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와 8개 전업 신용카드사들은 지난해부터 콜센터 상담원들의 점심시간 오프제 도입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8월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정기적으로 논의 자리를 열고 있다"며 "시행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1월초 현재 8개 카드사 콜센터에 근무하는 상담직원은 총 1만2000여명이다. 삼성카드와 비씨카드는 자회사로, 나머지 카드사는 도급업체에 위탁하는 형태로 운영한다.
카드사 콜센터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중단없이 운영된다. 점심시간의 경우 11시30분, 12시30분, 1시30분으로 한 시간씩 3교대로 나누어 근무한다. 그러다보니 점심식사 시간이 불규칙해 건강관리 등에 애로를 호소하는 상담원들이 적지 않았다.
이와 함께 3교대로 하는 만큼 인력이 분산돼 근무 효율성도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사 결과 이 시간대 통화응답율은 콜센터 근무 시작시간인 오전 9~10시보다도 3~4%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상담원들의 불편 호소가 실제로 많은 편"이라며 "고객 만족도를 제고하는 차원에서도 이들의 근무환경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는 이미 2018년 4월부터 근무 오프제를 시행 중이다. 이효성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직접 통신사에게 제안해 제도가 도입됐다. 도입 당시에는 점심시간 상담 중단으로 민원 폭증을 우려했지만 막상 시행하고 나니 관련 민원 발생은 미미했다. 점심 전후 시간대의 업무 효율이 증대하면서다.
카드사들 역시 오프제 시행에 따른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를 우선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오프제를 도입하더라도 카드 분실신고나 거래승인 등 긴급한 상담업무 창구는 그대로 유지한다. 일반 업무의 경우 이미 운영 중인 챗봇 등을 활용해 상담직원 연결 없이도 처리가 가능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시간대를 지정하는 예약상담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고객 불편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와 여신협회는 구체적인 방안을 세우는대로 금융당국에 관련 내용을 전달해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감정노동자인 상담원들의 처우개선이 목적인 만큼 보완책만 잘 마련된다면 금융당국 역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카드업계에서 오프제가 성공적으로 시행되면 차후 은행, 보험 등 금융권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