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채권 1000억에? 대부업 "손해 볼 테니 인센티브라도…"

이창섭 기자
2025.08.28 07:10

대부업권, 배드뱅크 평균 매입가율 5%에 불만
캠코, 대부업권 만나 매입가율 등 설명
대부업권 일각 "서로 윈윈하는 방안 만들었으면"

배드뱅크와 대부업체/그래픽=이지혜

대부업권이 정부의 '빚 탕감' 프로그램 배드뱅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지 주목된다. 대부업계는 평균 장기채권 매입가율 5%는 너무 손해가 크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매입가율을 이보다 더 높이긴 어려워 보인다. 업계에선 큰 손해를 보더라도 배드뱅크에 장기채권을 매각하고 대신 대부업권을 위한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27일 오전 대부업계를 만나 배드뱅크 설립과 운영 방안 등을 설명했다. 대부업계는 이와 관련한 업권 의견을 전달했다.

배드뱅크는 정부가 추진하는 장기연체채권 소각 프로그램이다. 장기 연체된 개인의 무담보 채권을 일괄 매입한 후 채무자 상환 능력에 따라 전액 소각하거나 원금 감면 등 조정을 진행한다.

금융사 자율 협약으로 진행되는 배드뱅크의 성공을 위해선 대부업계 협조가 필수적이다. 대부업권이 전체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2조236억원 장기채권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관련 채무자 수도 25만6258명으로 전체 금융권에서 가장 많다.

대부업계는 평균 5%로 설정된 채권 매입가율에 불만이 있다. 장기채권 가격이 100원이면 배드뱅크가 이를 평균 5원에 사들인다는 뜻이다.

추심 전문 대부업체는 일반적으로 부실 채권을 원래 가격의 20~30% 수준에서 매입한다. 이를 일괄적으로 평균 5%로 적용하면 약 2조원 채권을 1000억원에 팔아야 해서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게 대부업계 설명이다. 다만 20~30%는 평균적인 부실 채권 매입가율이다. 배드뱅크가 매입하는 7년 이상 연체 장기채권은 이보다는 매입가율이 더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캠코와 대부업계 간담회에선 매입가율에서 의견 일치가 나오진 않았다. 간담회에서 나온 매입가율과 관련한 대부업권 의견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할 계획이다. 캠코 관계자는 "채권 매입 가격은 일괄적으로 5%가 아니라 채무자 특성과 연체 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간담회에선 매입가율 테이블에 대한 사안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대부업계도 평균 5% 매입가율을 더 높이기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배드뱅크는 정부가 추진하는 역점 사업인데 '대부업계 반대로 잘 진행되지 못했다'는 여론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차라리 채권 매각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금융당국에 대부업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를 건의하는 게 낫다는 주장도 나온다.

우수 대부업 확대 등으로 자금 조달 부담을 낮춰주는 방안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대부업계는 보통 캐피탈 등에서 고금리로 자금을 조달한다.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낮아진 이후에는 대부분 대부업체가 조달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현재 금융당국은 우수 대부업자를 선정하고, 이들에겐 은행권 저금리 차입을 허용해준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손해를 다 안 보려고 할 순 없을 것이고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평균 5% 매입가율이 적용된다면 대신 대부업을 위한 제도 개선 등 체감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주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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