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조정은 사람 살리는 금융"…이억원표 '채무조정' 전면 개편

김도엽 기자
2025.10.23 11:00
[서울=뉴시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2일 부산시 남구 부산은행 본점에서 열린 생산적금융 대전환 제2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2025.10.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류현주

서민과 취약계층의 빚 부담을 줄이기 위한 채무조정과 서민금융제도가 전면 손질된다. 채무를 대폭 면제하는 '청산형 채무조정'을 확대하고, 보이스피싱 피해자에 대한 채무조정을 늘린다. 또 미성년 상속자, 초고금리 피해자 등 사각지대에 놓인 서민들의 구제 장치도 대폭 강화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서민금융·채무조정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채무조정 상담원들과 현장 의견을 공유한 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도개선 계획을 밝혔다.

'청산형 채무조정' 지원 규모 확대…보이스피싱 피해 구제·채무조정 의결구조도 바꿔

우선 현장에서는 상환능력이 거의 없는 저소득 고령자나 중증장애인 등이 청산형 채무조정을 받더라도 매달 조정액을 내기 어려워 채무조정 효력이 실효되는 현실이 지적됐다. 청산형 채무조정은 상환능력이 현저히 낮은 차주에 대해 채무원금 합계 1500만원 이하 가운데 원금의 최대 90%를 감면하고 3년 이상에 걸쳐 조정 채무의 절반 이상을 상환하면 잔여채무를 면책하는 제도다.

이에 이 위원장은 "청산형 채무조정 제도의 지원대상 금액을 현행 1500만원 이하에서 상향 조정하겠다"고 답했다. 물가상승이나 저소득 고령채무자 증가 등을 감안해 대부분의 취약채무자가 지원받을 수 있도록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또 부모의 빚을 물려받은 미성년 상속자도 청산형 채무조정 대상에 추가로 포함한다. 아울러 청산형 채무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성년 등 상속자에 대해서는 상속채무에 대한 감면율을 기존 70%에서 최대 90%로 개선한다.

간담회에서는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채무조정 불가 문제도 제기됐다. 현행 신복위 채무조정 제도는 신청 직전 6개월 내 발생한 신규 대출이 전체 채무의 30% 이상이면 신청할 수 없는데, 보이스피싱 피해로 대출을 받는 경우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돼 범죄 피해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채무조정이 제한됐다.

금융위는 보이스피싱 피해로 발생한 피해금(대출금)으로 확인되면 신규 채무비율 산정에서 제외하도록 할 방침이다.

채무조정 제도의 의결 구조도 바뀐다. 지금은 채권금융회사의 의결권이 원금뿐 아니라 이자·연체이자·비용을 모두 포함한 채권 총액을 기준으로 산정돼, 고금리·장기연체 채권을 보유한 대부업체가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문제가 있었다. 실제 지난해 기준 업권별 신복위 개인채무조정 부동의율은 대부업체가 12.3%(4만8131건)로 가장 높았다.

금융위는 연내 서민금융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의결권 기준을 '채권 원금'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채무조정 제도개선 방안/그래픽=김지영
기존 제도 홍보 강화…연 60% 초과 반사회적 대부계약 무효·햇살론 통합

기존 제도에 대한 홍보도 강화한다. 지난 7월 시행된 대부업법 개정안은 연 60%를 초과하는 초고금리 계약이나 성착취·폭행 등 반사회적 대부계약을 원천 무효로 하고, 이미 납부한 원금·이자도 반환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다. 다만 현장에서는 해당 내용을 몰라 신복위를 찾아오는 피해자가 많은 상황이다.

대폭 단순화하기로 했던 서민금융상품 체계는 올해 말까지 시스템을 정리하고 내년부터 통합 운용을 시행한다. 현재 '근로자햇살론', '햇살론15', '햇살론뱅크',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등으로 복잡하게 나뉜 구조를 '햇살론 일반보증'(민간 재원)과 '햇살론 특례보증'(정부 재원)으로 통합하는 게 주요 골자다.

금융위는 관계기관과 협의해 법 개정 사항을 제외하고 올해 말까지 이같은 제도개선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정책서민금융과 채무조정은 '사람을 살리는 금융'"이라며 "시장은 완벽하지 않고 서민금융은 이런 시장 기능의 한계를 보완해주는 공적장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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