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5월부터 신종 피싱 범죄에 대해 경찰 확인만으로도 계좌 지급정지와 피해금 환수가 가능해진다. 다중피해사기방지법 제정 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부가 가이드라인 등 행정조치를 근거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26일 경찰청, 금융감독원, 금융권과 함께 보이스피싱 대응 간담회를 열고 신종 스캠과 대포계좌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현행 제도 내에서 신속한 피해 차단과 구제가 이뤄지도록 절차를 앞당기는 데 있다.
우선 정부는 경찰·금융권 협의를 거쳐 5월 중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구제 표준 업무방법서'를 개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적용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경우 경찰 확인을 전제로 즉시 계좌 지급정지와 자금 환수가 이뤄지도록 한다.
그동안은 투자리딩방, 로맨스스캠, 노쇼사기, 팀미션 사기 등 신종 범죄의 경우 '재화·용역 거래'를 가장하는 경우에는 금융사의 지급정지 등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다. 금융회사가 의심가는 계좌 흐름과 거래를 포착하더라도 자체적으로 계좌를 묶거나 자금을 환수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아울러 특정금융정보법상 '강화된 고객확인 제도'를 활용한 거래 정지 방안도 추진된다. 경찰이 사기 혐의 계좌로 지목한 경우 금융회사가 고객확인을 완료하기 전까지 해당 계좌의 거래를 일시 정지해 자금 이동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그간 은행에서는 신종피싱을 탐지해도 실제 피해사례가 포착되지 않으면 법적 조치 근거가 없어 임시조치와 해제를 반복하거나, 계좌주를 설득해 계좌해지를 유도하는 등 실무적인 부담이 컸다.
경찰과 금융당국·금융권의 공조 확대에 이어 금융권 내 협업도 확대한다. 투자리딩방·로맨스스캠 등 신종 범죄 유형별 사례와 수법을 경찰과 공유·축적해 '금융권 공동 탐지룰'을 마련해 이를 금융사별 이상금융거래 타지 시스템에 3분기 내에 반영한다.
아울러 금융위·금감원·금융보안원과 전 금융권이 참여하는 '보이스피싱 근절 협의체'를 4월 중 출범시켜 신종 수법 대응과 제도 개선을 상시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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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형 범죄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을 위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디지털 다중피해사기 방지 및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통과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 해당 법이 시행되면 경찰청장이나 수사기관장이 의심 계좌에 대해 일시정지·지급정지뿐 아니라 가상자산 입출금 차단까지 직접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7대 비정상 중 하나인 보이스피싱 범죄를 뿌리뽑기 위해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라며 "발의된 다중피해사기방지법을 바탕으로 포괄적인 예방과 피해구제가 가능하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