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회사의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명목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의 절반 이하로 '타이트'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회사들이 가계대출을 늘리는 것을 기대하지 말라"고 못을 박았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안은 다음달 확정해 KB금융지주의 회장 선임 전인 10월쯤 시행한다. 금융회사 자율에 맡기는 모범관행 상당 부분을 지배구조법으로 상향하는 등 강력한 개선안을 예고했다.
이 원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올해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와 관련 "금융 업권별로 얼마나 늘어나냐, 그런 것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총량적으로 정책 목표를 타이트하게, 은행에서 명목 GDP 증가율의 2분의1로 관리한다고 하면 그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명목 GDP 성장률을 4%로 보면 가계대출 증가율을 2% 보다 훨씬 낮게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지난해 은행 가계부채 증가율이 1.8%였던 만큼 이보다 더 낮아져 사실상 가계부채 순증을 하지 못하는 수준이 될 수 있다. 그는 "타이트하게 여신관리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다음주 정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GDP 대비 가계부채를 비중을 2030년까지 80%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최소한 그정도는 돼야 한다"고도 했다. 현재는 이 비중이 89%로 4년 뒤 80%로 낮추려면 가계부채 증가율을 매년 0~1%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대출과 관련한 금융회사의 KPI(성과평가) 체계 개편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성과평가, 보상체계를 조금더 규범화 해 지배구조법에서 해준다면 그에 따른 감독기구가 감독집행상의 권한(룸)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력한 제재를 언급한 사업자 대출 용도외 유용에 대해선 "4개 영역별로 고위험군 대출을 구분해 은행과 상호금융권에 현장 점검을 곧바로 착수할 것"이라며 "용도외 유용이 확인되면 그에 관여된 금융회사 임직원, 대출모집인은 엄중 제재하고 범법에 이르면 수사기관 통보 등 형사절차도 진행한다. 강력히 단속하고 필요시 형사 처벌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전 예방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는 "사업자 대출 관련 가이드라인을 강화하고, 여신심사 단계부터 증빙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용도 외 유용이 사전에 발생하지 않도록 연성 규제를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과 같이 사후 단속이 사실상 불가능한 업권이 있는 만큼 아예 대출하는 단계에서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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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 지배구조 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TF(태스크포스)에서 모범관행 쪽에 개선할 부분들을 입법 내용으로 상향하고, 몇가지 사안들은 다소 강화된 부분이 입법에 반영될 수 있는지 추가 검토 중"이라며 "4월 중 결론 나고 입법 스케줄이 논의되면, 시행시점은 적어도 하반기 10월 정도로 예정하고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관행의 핵심 내용을 아예 지배구조법으로 상향해 지금보다 의무, 강제성을 부과하겠다는 의도다. KB금융지주의 양종희 회장 임기가 오는 11월 도래하는 만큼 개정 법안 첫 적용 대상은 KB금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기주총에 개선안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에는 "한국의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큰 틀을 다시 정비하는 과정이고 방향이 확정돼 정부가 발표하면 금융지주사들이 당연히 방향(을 알고), 입법 제정 시행전이라도 그 방향에 따라 준수하고 실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감독당국 입장에서 그 부분을 강력하게 점검·감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곧 출시될 5세대 실손의료보험에 대해서는 "5세대가 나오면 4세대 절판에, 끼워팔기가 횡횡할까봐 걱정"이라며 "출시에 임박해서 강력하게 지도하고 5세대도 마찬가지로 특약, 넘어서 별도로 상품을 파는 걸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애플페이 탑재 신용카드가 확대되면 삼성페이도 결국 수수료를 받을 것이란 지적에는 "삼성페이는 삼성전자가 정책적으로 알아서 할 일이고, 금감원이 이에 대해 직접 (삼성에) 언급한 적은 없다"면서도 "원래는 삼성폰 쓸 때 삼성페이가 당연히 깔리는 옵션인데, 소비자에 직접 비용(수수료)을 부과하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그 비용이 원가에 전가돼 이에 관련한 우려를 카드 업권에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논의에 따라 금감원이 대상 기관이 될 수 있냐는 질문에 이 원장은 "그런걸 전달 받은 적이 없다"며 "일반인 입장에서 보면 부득이하게 수도권, 서울로 집중돼 있는게 금융의 현실이다. 현장을 떠나서 어디로 간다, 그건 좀 상상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이전 가능성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