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안 하면 벼락거지" 잇단 자금 이탈...'3% 예금' 부활했다

김도엽 기자
2026.03.04 04:04

증시 호황따라 가계자금 이동
5대銀 두달 만에 금리 줄인상
수신방어 총력, 흐름 예의주시
인터넷·저축銀까지 경쟁 가세

대형은행에 3%대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이 다시 등장했다. 은행들이 증시호황에 따라 이탈하는 자금을 줄이기 위해 잇따라 예금금리를 올리면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이날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NH올원e예금'과 'NH왈츠회전예금 II'의 1년 만기 최고금리를 3.05%로 1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5대 대형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올라선 것은 올해 초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지난해 11월 3.0~3.1%에 형성됐던 5대 은행의 예금금리는 연말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하락한 영향으로 지난달까지 하락·보합세를 이어왔다.

떨어지던 예금금리는 지난달부터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날 농협은행에 이어 하나은행도 '하나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2.85%에서 5bp 높인 2.90%로 책정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19일 예금금리를 2.80%에서 2.90%로 10bp 올렸고 이어 우리은행도 지난달 22일 5bp 인상한 2.90%로 예금금리를 맞췄다.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리고 나선 것은 최근 증시호황에 따라 가계부문의 수신자금이 이탈하는 움직임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5대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2월말 기준 946조8897억원으로 전월 말(936조8730억원)보다 10조167억원 늘었으나 지난해 11월 말(971조9897억원)과 견줘서는 25조1000억원 줄었다.

대형은행 관계자는 "은행 예금잔액 통계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가계를 중심으로 예금이탈 움직임이 포착됐다"며 "기업예금은 유지됐지만 가계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면서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과 저축은행이 최근 예금금리를 높이는 것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13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3%로 인상했고 지난달 21일 케이뱅크도 3.01%로 금리를 높였다.

저축은행의 경우 이날 기준 저축은행 307개 예금상품의 평균 최고금리는 3.07%로 집계됐다. 지난달 같은 기간 2.93%와 견줘 0.14%포인트(P) 올랐다.

은행권은 예금금리 인상효과가 드러나는 이달 말까지 자금흐름을 살핀다는 계획이다. 개인을 중심으로 예금이탈이 발생했지만 시장금리가 내리고 있는 만큼 예금금리를 인상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달 27일 기준 3.572%로 지난 1월 말(3.715%)보다 0.143%P 내렸다.

다른 대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한창 예금이 빠지던 시기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다시 회복세를 보인다"며 "자금이탈 방어 차원에서 금리를 인상했으니 자금변동을 살펴본 뒤 앞으로 예금금리 움직임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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