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 서민대출 금리인하를 주문했다. 올해 안으로 네이버·카카오페이·토스 등 중개플랫폼의 저축은행 수수료가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만큼 대출금리를 내리라는 것이다. 저축은행업계는 핀테크(금융기술) 플랫폼에 시중은행의 최대 10배에 달하는 수수료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4일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10개 주요 저축은행 CEO(최고경영자)와 만나 서민의 이자부담 경감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대출모집 수수료를 합리화해 서민의 이자부담을 낮추는데 저축은행이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저축은행업권의 대출모집 수수료 합리화를 추진 중이다. 핀테크 플랫폼의 대출수수료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페이, 토스 등 핀테크 플랫폼은 저축은행 등 금융사의 대출상품을 입점해 소비자와 연결한다. 이때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는 대출금리에 연동되는데 저축은행 상품이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더 높아서다. 저축은행업계에선 수수료 차이가 최대 10배에 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이 수수료가 저축은행 대출금리에 반영돼 서민부담을 가중한다는 문제의식을 갖는다.
금융당국은 대부업법 시행령에 명시된 '중개수수료의 제한'을 온라인 대출중개 플랫폼에도 적용하는 방식 등을 검토 중이다. 현재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여러 방안을 검토하는데 올해 상반기 중으로 관련작업을 마무리하고 빠르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대출중개 플랫폼의 수수료가 낮아지면 그만큼 저축은행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본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효과가 나타났을 때 저축은행이 자신들의 이익으로 잡아선 안된다"며 "당국이 개선할 테니 서민대출 금리에 잘 반영해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핀테크업계는 수수료 이슈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우선 대출중개 플랫폼 수수료는 오프라인 모집인보다 저렴하다. 또 플랫폼에 입점하면 저축은행 대출건수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토스에 따르면 고객이 토스앱에서 한도조회부터 신청까지 한번에 할 수 있도록 하자 저축은행 대출전환율이 4배 이상 높아졌다. 토스앱을 통하지 않은 고객보다 대출을 4배 더 신청했다는 의미다.
이 원장은 서민을 위한 중금리대출 확대도 당부했다. 정부의 집값 안정화 정책으로 규제가 강화되자 지난해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전년 대비 40%가량 감소했다. 이에 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을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부도 중·저신용자를 위한 자금공급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고 현재 완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어느 정도 수준에서, 어떤 방식으로 반영할지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밖에 올해 저축은행에 도입되는 책무구조도를 계기로 내부통제 강화를 당부했다. 자산 7000억원 이상 저축은행은 올해 7월까지 책무구조도를 도입해 적용해야 한다. 이 원장은 "대형 금융사의 방식을 단순히 따르는 것이 아니라 저축은행별 사업구조와 조직에 부합하는 '맞춤형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해 실효성 있는 책임경영모델을 완성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