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이란 침공으로 인해 은행권에서도 안전자산인 금으로 투자가 쏠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가격 급등락에도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은행권 고객을 포함한 투자자들의 금 선호도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3개 은행의 골드뱅킹 계좌수는 34만 5794좌로 전 영업일(34만5470좌)과 비교해 하루 만에 324좌 늘어났다. 지난 1월과 2월 평균 일별 계좌 증가수가 262좌, 153좌인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큰 것이다.
골드뱅킹은 통장 계좌를 통해 실물 거래없이 금을 그램(g) 단위로 매수·매도할 수 있는 상품이다. 계좌에 금을 g 단위로 표시해 두고, 시장 금 시세에 따라 잔액이 변동된다.
은행권에 골드뱅킹 투자자가 늘어난 것은 미국이 이란을 침공하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g당 금 가격은 지난 3일 24만9200원으로 전 영업일보다 4.14% 상승한 채로 마감했다.
계좌수 증가와 함께 평가이익이 늘면서 지난 3일 기준 3개 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전 영업일보다 836억원 증가한 2조4358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4일 금 가격이 급락하면서 전날 골드뱅킹을 개설한 투자자들의 경우에는 평가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이란 침공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미국 달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이날 한국거래소 기준 금값은 전날보다 2.44% 떨어진 g당 24만3110원으로 마감했다.
가격 급등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은행권에서는 골드뱅킹과 골드바 등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도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은 지난 3일 하루에만 약 28kg의 금을 판매했다. 지난 1월과 2월에 각각 평균 일별 11kg, 8kg을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눈에 띈다.
민세진 신한은행 프리미어 PWM서울파이낸스센터 팀장은 "달러화 강세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금값은 하락하고 있으나 금 상품에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라며 "투자자들은 하락할 때마다 분할매수하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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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은행권 고객의 경우 원금을 보존하려는 성향이 강하므로 골드뱅킹과 골드바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박석현 우리은행 WM상품부 애널리스트는 "금 가격이 최근 2~3년간 주식만큼 급등하다보니 대체 자산으로서의 성격이 모호해졌다"라며 "한돈에 100만원이 200만원으로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되며 안정적으로 올라가는 금의 가격 상승 흐름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