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위축 속 최고보장 '승부수'… 카카오손보, 펫보험 합류

이창명 기자
2026.03.26 04:05

月 1만원·수술비 보장 등 확대
갱신주기 짧지만 경쟁력 기대
젊은층 겨냥 브랜딩 기회 전망
진료데이터 부재, 수익성 변수

주요 펫보험 상품 비교/그래픽=이지혜

수익성 확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국내 펫보험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다. 최근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파격적인 조건으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보험사들의 펫보험 전략도 달라질 전망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손보는 업계 최고수준의 보장을 앞세워 펫보험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일 의료비 최대 500만원, 연간 의료비 4000만원으로 경쟁사의 2~4배 수준이다. 수술당일형과 수술입원형 플랜은 월 1만원 이하에 가입할 수 있다. 3세 이하만 가입이 가능하고 갱신주기가 1년이긴 하지만 그간 월 3만~5만원대의 부담스러운 보험료로 인해 가입을 주저하던 고객 사이에선 기대가 크다.

카카오페이손보 관계자는 "하루 6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페이 사용자 서비스 확장 차원에서 펫보험 시장에 진입했다"며 "아직 1500만 반려인구에 비해 가입률은 2%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여전히 장기보험 시장에서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펫보험 시장은 매년 성장하는 추세다. 지난해말 기준 펫보험 누적 계약건수는 25만1822건으로 전년 16만2111건에서 55% 성장했다.

하지만 현실은 수익보다 사실상 손해율을 걱정하는 상품에 가깝다. 동물병원의 특성상 진료비 기준이 따로 없고 그만큼 과잉청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험사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부터 갱신주기를 모두 1년 단위로 단축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기존 펫보험은 3년이나 5년마다 재가입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1년마다 재가입 심사를 받아야 한다. 1년마다 보험료가 크게 오르거나 치료나 수술이력이 있으면 거절될 수 있다.

그만큼 펫보험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펫보험 시장은 메리츠화재의 펫퍼민트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한다. 지난해 말까지 계약규모는 총 13만건이며 시장점유율이 60%에 가깝다. 메리츠화재는 출시 초기 3년 갱신주기에 슬개골탈구 등을 보장하는 상품을 내세워 펫보험 시장에 뛰어들었고 선두자리를 지킨다. 하지만 1등 펫보험 보험사마저 수익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카카오페이손보까지 모두 15개 보험사가 펫보험 시장에 진입했지만 특히 후발주자들의 고민이 깊다. 각종 특약을 더하며 차별화에 나섰지만 사실상 메리츠화재나 DB손해보험 같은 선발주자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일부 보험사에서 나온다. 낮은 수익성에 일부 보험사는 사실상 펫보험에서 발을 빼는 수순을 밟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페이손보까지 가세하면서 판도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펫보험이 있긴 하지만 회사 차원에서 크게 영업을 강화하고 있지 않다"면서 "펫보험은 후발주자가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기도 어렵고 동물진료의 경우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쌓기가 힘들다는 내부적 판단이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수익보다 미래 주력 소비층인 젊은 세대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보험사도 있다. 보험사의 경우 상품의 특성상 차별화나 브랜딩이 어렵지만 펫보험은 회사마다 브랜드를 내세울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보험시장에서 젊은층을 상대로 브랜드화할 수 있는 상품이 별로 없다"면서 "펫보험은 젊은 고객을 유입하는 효과와 회사홍보 차원에서 여전히 중요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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