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하며 금융과 부동산의 절연을 강조했지만, 시장의 근본적 안정을 위해서는 세제 개편과 공급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높은 소득세율에 비해 부동산 관련 세금이 낮다고 언급하면서 보유세 인상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실효세율 정상화 필요성과 함께 주택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투기공화국 탈피라는 국정 과제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라며 "부동산은 투자수단이 아니고 실거주 안 하면 오히려 부담되도록 세제를 정비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나라 정상화의 핵심과제는 불로소득을 줄이는 것"이라며 "근로소득은 최대 50% 가까이 세금을 내는데, 남의 돈을 이용해서 세금도 안 내고 이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근로소득세는 지방소득세를 합쳐 최대 49.5%인데 반해, 부동산 부문에 과세가 비정상적으로 낮아 '불로소득'을 조장해온 관행이 부동산 투기를 유발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로 OECD 국가 30개국 중 20위권으로 낮은 편이다.
정부가 부동산과 금융의 절연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투기성 주택의 매물 유도'인만큼 대출 규제에 이어 세제 정비도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부동산 부문을 유리하게 만들었던 세제 인센티브가 그동안 있어왔다"라며 "부동산으로 갔던 자금을 생산적 부문으로 돌리기 위해서 극단적으로 조세 규제가 세질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추가 규제를 예고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단 의견이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비거주 1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라며 "올해 과세분까지 피할 수 있도록 여유기간을 두는 방안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서울 가구 416만 중 80만이 비거주 1주택자로 매물이 아주 많다"라며 "실제 매물이 얼마나 나올 수 있을지, 매물로 나오게 유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공급 정책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데 입을 모은다. 함 랩장은 "현 정부가 민간임대사업자에 규제 강화 칼을 들었으니, 그 부분을 공공에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2~3기 신도시 때와 같이 민간참여사업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2020년대 초반부터 이어진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이 공급 확대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윤 전문위원은 "현재까지 정책은 수요를 컨트롤 하는 것이나 수요 조절은 한계가 분명하다"라며 "지난 몇 년간 시장 악화로 착수가 제대로 안 돼서 지금 정부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