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다음주 '차량 5·2부제' 시행에 따른 자동차 보험료 인하 방침을 공식화하자 손보업계가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손보사들은 '차량 5·2부제' 참여 대상 차량 선별이 어려워 사실상 전체 가입자들의 보험료 인하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하고 있다.
13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당정의 차량 5부제 참여 차량 보험료 인하 방침이 시행되면 손보사들은 자동차 보험료 1% 인하시 2000억원 정도의 보험료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구체적인 인하폭은 당국과 업계가 최종 조율하고 있지만 연간 자동차 보험료가 약 20조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소폭 인하시에도 업계가 감당할 손실 규모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손보사들은 그간 보험료 인하로 인한 손실을 우려해 직접 인하 대신 대중교통이나 걸음수, 마일리지 특약 확대 등의 대안을 금융당국에 제시해왔다. 특히 손보사들은 5부제 참여 차량을 일일이 선별해 보험료에 산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보고 있다. 손보사들이 그간 정부에 정교한 보험료 측정이 가능한 대중교통이나 마일리지 특약 확대를 제안해온 이유이기도 하다. 차량을 선별할 수 없다면 결국 5·2부제의 경우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차량에 대한 보험료를 인하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험료 일괄 인하시 실제 가입자가 보는 혜택은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란 점에서 정책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간 차 보험료가 70만원이라고 할 경우 1% 인하시 가입자가 받을 수 있는 돈은 1만원도 되지 않는다.
손보업계는 정비수가 상승 등으로 이미 자동차보험이 손실인 상황에서 정책적 인하까지 더해져 경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손보사들은 지난 4년간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해오다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자 올해 2월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1.2~1.4% 정도 올렸는데 4년만의 보험료 인상 효과마저 희석될 전망이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만약 5부제를 어기고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이 차량에 대한 보험료를 사후 지급하지 않는 방법 외엔 보험사들이 5부제 차량을 선별해낼 별다른 방법이 없다"면서 "결국 모든 차량에 대해 보험료를 인하해야 한다면 고객 입장에선 커피 한 잔 값도 체감되지 않는 반면 손보사들만 수백억원씩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 중동전쟁 경제대응 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3차 회의를 열고 자동차 보험료 인하에 대해 논의했다. 특위 간사인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차량 5·2부제 시행으로 운행 거리가 줄어든 만큼 보험료를 낮출 수 있는 요인이 생겼다"며 "금융위원회와 보험당국이 인하 폭과 방식 등을 협의 중이며 늦어도 다음 주에는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