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더 오를라, 지금이라도 사자"…다시 늘어나는 달러예금

"환율 더 오를라, 지금이라도 사자"…다시 늘어나는 달러예금

김도엽 기자
2026.04.13 16:56
환율 변동에 따른 5대 은행 달러예금 변동 추이/그래픽=이지혜
환율 변동에 따른 5대 은행 달러예금 변동 추이/그래픽=이지혜

미국과 이란의 전쟁 영향으로 급감했던 은행권의 달러 예금이 4월 들어 빠르게 늘고 있다. 종전 기대 영향으로 환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며 수요가 몰린 영향과 동시에 1500원대 환율이 고착화 될 것이란 우려로 환차익을 누리려는 환전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 10일 기준 613억67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3월말 572억1800만 달러보다 불과 10일 사이 16.4% 증가한 수치다. 지난 2월말 645억4600만 달러 수준에서 3월 한달 동안 급격히 빠졌던 달러예금이 일부 회복된 것이다.

달러예금은 예치 시점의 환율에 따라 원화를 달러로 환산해 보유하는 외화예금 상품이다. 주로 수입기업들은 수입 결제 대금을 확보하기 위해서 보유하고 수출기업들은 벌어 들인 달러를 예금에 예치해두는 경우가 많다. 개인 고객의 경우에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를 확보하고 최근처럼 환율 변동이 심한 경우에는 환차익을 통한 수익을 내는 경우도 있다.

환율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특성상 올해 달러 예금 역시 환율 흐름과 맞물려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전쟁이 시작된 3월 초부터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자 개인과 기업 모두 환차익을 얻기 위해 달러예금을 원화로 환산하며 달러예금이 급감했다. 특히 기업의 경우에는 분기말을 맞아 기업들이 수입 결제 대금 지급이 진행되면서 보유 달러를 환전하거나 직접 수입 결제에 활용한 점도 영향을 줬다.

실제 기업의 달러 예금은 지난 2월말 기준 509억1100만 달러 수준에서 1달 새 447억2200만 달러로, 개인은 136억3500만 달러에서 124억9600만 달러로 각각 12%, 8% 감소했다.

반면 이달 들어서 달러예금이 늘어난 것은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수출입 기업의 달러 수요가 다시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는 현상이 고착화될 우려가 보이자 기업들이 대외 결제용 달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지난 10일 기준으로 개인 달러예금은 지난달 말과 비교해 1.8%(2억3200만 달러) 늘어난 데 비해, 같은 기간 기업 달러예금은 8.8%(39억1700만 달러)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끌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수입업체들의 결제수요가 유입되고, 향후 필요자금을 염두에 둔 대기 매수세가 늘어오며 기업 달러예금이 증가했다"라며 "장기 우상향하는 추세에서도 환율이 조금이라도 변동하면 수입기업은 달러를 미리 확보하고자 매수하고, 수출기업은 원화 환전없이 보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 휴전에 대한 기대 가능성이 컸던 지난 8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전날 1497원에서 1481원으로 급락하자 수입기업들의 달러가 수요가 급증하며 기업 달러예금이 전날보다 10억 달러 늘어나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달러 예금이 전쟁이나 무역 분쟁과 관세 이슈에 따라 지속적으로 등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출기업이나 개인의 경우 환율이 높다고 인식할 경우 매도 수요가 발생할 수 있지만, 최근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민혁 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은 중동 전황과 유가 추이에 따라 달러예금 수요는 큰 폭의 상하방 변동성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라며 "불확실성이 큰 상황 속에서 달러 수요가 커지나, 최근 국회를 통과한 환율 안정 3법 등으로 달러 수요는 다소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도엽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도엽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