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종이서류를 떼지 않고 앱(실손24)로 손쉽게 의료비를 청구 할 수 있는 실손의료보험 간평청구의 병의원 연계율을 연내 90% 이상으로 끌어 올리기로 했다. 특히 청구전산화 전환을 집단 거부하는 전자의료기록(EMR) 업체에 대해 불공정 거래 담합 조사와 과태료 부과 검토 등 강경 대응 입장으로 선회했다.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 공정거래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등은 '실손24 대국민 활성화를 위한 관계부처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올 하반기 이후 실손 청구전산화 시스템의 의료기관 연계율을 80~9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11일 밝혔다.
실손청구 전산화는 '창구 방문 없이' '복잡한 서류 없이' '사진 찍어 제출하는 번거로움 없이' 실손24 앱을 통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14년 간의 긴 논의 끝에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지난 2024년 10월부터 1단계, 2단계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2단계 시행 이후에도 병의원 연계율이 29%(3만614개)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실손보험 가입자가 4000만명으로 사실상 전국민이 가입해 있음에도 국민 편익을 증대시키는 제도가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는 병의원이 도입을 거부해서가 아니다.
병의원이 실손청구 전산화를 하려면 의료의무기록을 전산처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제공하는 EMR 업체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EMR업체가 청구전산화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 의료기관은 이용중인 EMR을 변경하지 않는한 실손24와의 연계가 불가능하다. 종전 청구 시스템 대비 수입 감소를 우려한 EMR 업체들이 집단으로 참여를 거부하면서 청구 전산화 참여율이 올라가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EMR 업체 점유율 1위 사인 유비케어(자회사 헥톤프로젝트)가 참여로 입장을 선회해 연계율이 6월 이후 52%로 대폭 올라갈 것으로 정부는 전망한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 14년의 논의 끝에 만들어진 제도가 시행 후 6개월이 지나도록 연계율 29%에 머무는 것, 그리고 일부 업체가 집단적으로 참여를 거부하는 것, 이것이 바로 비정상"이라며 "정부는 이를 정상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 권익 강화를 위해 마련한 공공 정책에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바라며 업체가 불참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부 업체가 집단적으로 참여를 거부해온 행태에 대해 공정위와 함께 불공정 관행 여부를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위는 실손24 미참여 EMR 업체의 명단을 이례적으로 모두 공개했다. 금융위와 공정위 등은 EMR 업체를 우선 설득하는 한편 향후 과태료 신설과 담합여부 조사 등 실효적인 제제 방안도 함께 마련하겠다는 강경 입장이다.
정부는 의료기관에는 참여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이 의료기관에 연계를 요청할 수 있도록 네이버·토스와 함께 대국민 캠페인을 추진한다. 아울러 실손24가 생소한 국민들이 많은 만큼 사용 방법, 사용 가능 병원 등에 대한 대국민 홍보도 강화한다. 복지부는 의약단체 등을 통해 미참여 의료기관과 지역 공공병원 대상으로 공문 등을 발송해 청구전산화 참여가 법상 의무임을 안내하고 참여를 촉구한다. 공정위도 미참여 업체간 집단적인 불공정 관행 여부를 면밀히 점검한다. 금융당국은 범정부 대응을 통해 연계율 실적을 매월 점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