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M]흔들리는 채권의 '안전자산' 지위…'캐리'에 집중할 때

김성규 우리자산운용 채권 부문 팀장
2026.06.22 05:30

최근 투자자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 중 하나는 채권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엔 주식시장이 흔들릴 때 채권이 포트폴리오 방어 역할을 했지만, 최근엔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금리 급등으로 장기채권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경험하면서 기존의 채권 투자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는 고금리 환경이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는 저성장·저물가·저금리 기조가 이어졌고,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금리는 결국 하락한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 이에 따라 장기채권 투자만으로도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차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

◇고금리 환경, 구조적 변화 가능성에 주목해야=하지만 최근 경제 환경은 과거와 다르다. 첫째, 지정학적 갈등 심화와 공급망 재편으로 기업들은 효율성보다 안정성을 중시하게 됐고 이는 생산비 증가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둘째, 각국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도 중요한 변화다. 경기 부양과 복지 확대를 위한 재정정책이 강화되면서 국채 발행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장기채권 중심 투자 전략의 한계=장기금리는 실질금리, 기대인플레이션, 기간 프리미엄의 영향을 받는다. 최근에는 이 세 요소가 모두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와 리쇼어링 확대는 자금 수요를 높여 실질금리를 끌어올리고 있으며, 물가 불확실성 확대는 더 높은 인플레이션 보상을 요구하게 만든다. 여기에 대규모 국채 공급과 주요국의 양적완화 축소까지 더해지며 기간 프리미엄 역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단순히 '금리가 언젠가는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장기채권에 투자하는 전략은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인상 우려가 반복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채권 투자 전략의 재편, 캐리에 집중하라=이러한 환경에서 주목해야 할 전략은 '캐리(Carry)'다. 금리 방향성을 맞추기보다 채권을 보유하는 동안 꾸준히 확보할 수 있는 이자수익, 즉 캐리에 집중하는 접근이다. 부동산 투자에서 시세차익보다 임대수익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유사한 개념이다.

구체적으로는 중단기 우량 크레딧 채권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유효할 수 있다. 장기채권 대비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이면서도 국채 대비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롤다운 효과나 수익률곡선(커브) 전략 등을 활용하면 불확실한 금리 환경에서도 추가적인 수익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결국 앞으로의 채권 투자는 금리 방향성을 예측하는 것보다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축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채권은 여전히 중요한 자산이지만, 투자 방식은 과거와 달라져야 할 시점이다.

MMM_컬러컷/그래픽=임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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