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뽑는데 은행 없다…지주 입김 축소할 방안 나올까

백지현 기자
2026.06.29 07:00

지배구조 개편안, 5대 은행장 연임 변수로 부상
"지주 추천 하루 만에 통과" 형식적 검증 구조 지적

5대 은행장 임기 현황, 5대지주 은행장 선임 절차 및 임추위 구성/그래픽=윤선정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연말 일제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5대 은행장의 선임 절차도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지주회장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작용하는 현 구조를 개선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후보 추천을 비롯한 선임 방식 개선이 과제로 꼽힌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르면 내달 발표할 예정인 금융권 지배구조 개편안에 자회사 대표이사 추천 절차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지주에 은행장 후보 추천을 의무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안의) 타깃이 금융지주인 건 맞지만 금융회사 CEO라면 다 연관이 되어있을 것"며 "결과적으론 지주가 결정을 하더라도 은행에서 나름의 이사회나 절차를 거쳐 투명하게 선임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여서 은행장 선임절차도 개편안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현재 금융지주 지배구조 법 및 개편안 개정을 위한 막바지 작업 중이다. 이사회의 독립성, CEO 선임 절차, 성과보수 운영 등 개선방안을 담은 개편안으로 2023년 12월 은행지주 지배구조 개편안이 나온지 2년 반만에 개정되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KB금융 지주 회장 숏리스트 나오기(7월3일) 전 발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EO(회장) 선임절차가 가장 핵심이지만 금융권에선 은행장 연임 여부에 미치는 영향력도 주시하고 있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모두 올해 12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 원장은 "(올 하반기)지주 회장 선임 뿐 아니라 행장 선임 관련 절차가 다수 예정돼, 지배구조 개선 관련 모범규준 뿐 아니라 법률 개정안을 다 망라할 과제"라고 밝혔다.

2023년 지배구조 모범규준이 나온 뒤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CEO 자격요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상시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선임 시기에는 은행 임추위의 역할이 형식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범규준은 지주가 자회사인 은행장 선임에 관여하더라도 은행 임추위의 역할을 충분히 보장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KB금융, 신한, 우리, NH농협금융지주는 이사회 내 자회사 CEO 추천 담당 위원회가 은행장 최종 후보를 추천하면, 은행 임추위가 이를 검증해 주주총회에 올리는 구조다. 지주에서 단독 후보를 내려보내는 방식이어서 은행 임추위는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은행으로부터 후보군을 추천받는 곳은 하나금융지주가 유일하다. 그러나 하나금융지주 역시 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최종후보를 선정하기 때문에 지주의 입김이 크게 반영되는 것은 타 은행과 차이가 없다는 평가다.

지주 자회사 CEO 추천위원회의 구성 역시 회장 중심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5대 지주 가운데 KB, 신한, 우리금융지주에선 각사의 지주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있다. 하나금융지주는 함영주 회장이 위원장은 아니지만 위원회에 소속돼 의결에 참여한다. NH금융지주의 임추위에는 이찬우 회장이 아예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다만 황종연 농협금융지주 전략기획부문장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개편안이 지주 회장 중심의 '이너서클' 구조를 겨냥하고는 있지만 은행 CEO 승계 구조를 직접적으로 손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지주가 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규제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지주의 자회사 CEO 선임권 역시 강력한 이너서클을 지지하는 뼈대 중 하나인 만큼 은행장 선임 방식도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의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려있다. 그 중 하나가 절차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은행으로부터 은행장 후보 추천을 의무적으로 받는 방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은 지주가 100%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당국이 직접 관여하긴 한계가 있다"면서도 "최소한 지주에서 추천이 오면 하루이틀만에 결과를 내버리는 건 문제가 있으니 검증을 철저하게 하도록 유도하는 방법 정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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