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의 임원과 직원간 보수 차가 커졌다. 지난해 5대은행의 임원 1인당 평균 보수는 전년 대비 6.9% 증가했는데 이는 직원 1인당 평균 보수 증가율의 2.7배에 달한다. 그러나 정작 보수산정 근거에 대한 설명은 여전히 불친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임원 보수산정 근거를 주주에게 확인받도록 하는 '세이온페이' 제도도입을 다시 검토하면서 은행권의 깜깜이 보수체계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각 은행이 은행연합회에 제출한 경영현황 공개보고서를 종합하면 지난해 5대은행의 1인당 평균 임원 보수는 3억7290만원으로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의 임원 보수가 1인당 5억4833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증가율로는 우리은행이 가장 높았다. 우리은행의 임원 보수는 3억1951만원으로 전년 대비 29.8% 뛰었다. 그 뒤로는 신한은행이 10.9%,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은 각각 2.9%, 2.3%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은 5대은행 중 유일하게 뒷걸음했다.
직원 1인당 평균 보수 증가율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5대은행의 직원 평균 보수는 1인당 1억1792만원으로 전년 대비 2.6% 오르는 데 그쳤다.
현재 은행들은 이사회 내 평가보상위원회를 통해 보수체계를 정하고 이사회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임원 기본급 및 성과보수를 결정한다. 지배구조법에 따라 연차보고서에 각 은행의 성과측정지표와 보수결정 의사결정 절차, 이연지급 기준 등을 밝힌다.
보수인상 또는 감소의 배경은 은행 임원수 변동 정도로만 추산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2024년 신규 선임된 임원의 급여가 1개월치만 합산되면서 평균 보수가 이례적으로 낮게 산출된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임원수 증가와 단기성과급 지급률을 상승원인으로 꼽았으며 하나은행은 상위직급 임원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 역시 신규임원 선임과 이연성과급 차등지급에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다만 여전히 개별 임원의 보수가 어떤 방식으로 산정됐는지 구체적 근거는 밝히지 않는다.
이에 세이온페이 제도도입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세이온페이란 개별 임원의 보수지급 계획에 대해 주주 의결을 받도록 하는 제도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영국 등에서 속속 도입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금융회사들은 임원의 과거 보수 수준은 물론 산정근거, 앞으로 계획 등을 보다 자세히 공시해야 한다.
금융위원회가 2023년에도 추진했지만 도입이 무산됐던 이 제도는 지난해말 금융회사 성과보수체계 선진화를 위한 세미나를 기점으로 다시 논의테이블에 올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는 임원들의 개인정보를 이유로 자세한 산정근거를 밝히지 않았다"며 "공시부담을 높이거나 세이온페이 등 보완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주권리가 강화되는 측면에서 주주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취지는 좋지만 소유지분이 분산된 금융지주에서 실제 세이온페이가 작동할지 의문"이라며 "일각에선 주주총회보다는 이사회를 통해 관리하는 게 맞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