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SK하이닉스와 손잡고 반도체 협력사에 총 2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추진한다. 대기업과 은행권이 함께 마련한 1000억원에 한국무역보험공사의 보증을 더해 출연금의 20배 규모로 자금 공급 여력을 확보하는 구조다. SK하이닉스의 1차 협력사부터 소재·부품·장비 등 2·3차 협력사까지 지원해 반도체 공급망 전반의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4대 은행은 지난 19일 경기도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서 SK하이닉스, 한국무역보험공사와 반도체 협력사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보증 재원은 SK하이닉스가 200억원, 은행권이 800억원을 출연해 마련했다. 은행별 출연금은 우리·하나은행이 각각 300억원, 신한·KB국민은행이 각각 100억원이다. 무보는 이를 바탕으로 총 2조원 규모의 보증을 제공한다. 해당 보증을 기반으로 우리·하나은행이 각각 7500억원, 신한·KB국민은행이 각각 2500억원씩 협력사에 우대금리 운전자금을 공급한다.
이번 대출 공급 규모인 2조원은 협약에 따라 앞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금융지원 규모를 뜻한다. 실제 대출 규모는은 협력사의 자금 수요와 신청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은행별 지원 규모에는 기존 협력사 대출 실적이 반영됐다. SK하이닉스는 이들 은행들과 앞서 운영한 '동반성장금융'의 은행별 소진율을 살펴 이번 지원 규모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출연금과 별도로 보증료도 지원한다. 우리·하나은행이 각각 124억7500만원, 신한·KB국민은행이 각각 41억2500만원으로, 보증료 지원액만 총 332억원이다. 협력사들은 무보에 내야할 보증료 부담을 덜고 원자재 구매와 생산 등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협약은 지원 범위를 2·3차 협력사까지 넓힌 점도 특징이다. SK하이닉스와 직접 거래하는 1차 협력기업뿐 아니라 공급망을 함께 구성하는 중소·중견기업에도 자금을 공급한다. 반도체 생산 확대에 필요한 원자재와 부품, 장비가 원활하게 공급되려면 협력사들의 안정적인 자금 운용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 지원은 대기업의 신용을 바탕으로 협력사까지 자금이 흐를 수 있는 통로를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2조원이라는 공급 규모만큼 중요한 것은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2·3차 협력사까지 필요한 시점에 자금이 닿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