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잠복한 공영홈쇼핑 '개명' 논란

전병윤 기자
2015.12.11 03:30

공영홈쇼핑의 채널명 변경 논란이 수면 아래로 잠복했다. 공영홈쇼핑의 2대주주인 농협경제지주가 개국 1개월 남짓한 시점인 지난 9월 채널명 '아임쇼핑'을 바꾸자고 요구한 지 3개월 만이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공영홈쇼핑은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채널명 변경에 대해 신중히 결정하자는 쪽으로 결론 냈다고 한다. 당분간은 현재의 채널명을 유지하자는 셈이어서 '개명' 논란을 봉합했다기보다 미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농협경제지주는 난데없이 채널명 교체를 요구했을까.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지분 50%를 보유한 농협경제지주(45%)와 수협(5%) 입장에선 그동안 아임쇼핑의 마케팅이 중소·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채널명이라도 농축산 이미지를 반영할 수 있도록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소·벤처기업 정책매장인 아임쇼핑과 공영홈쇼핑 채널명을 통일해야 브랜드 파워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동안 아임쇼핑의 정책 홍보가 농축산보다는 중소·벤처기업에 집중된 것도 사실이다. 자본금의 절반을 댄 농협 등의 입장에선 들러리 서고 있다는 기분이 들만도 하다.

그럼에도 개업하자마자 간판을 다시 바꾸자는 건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민간홈쇼핑의 대항마로 나선 아임쇼핑은 중소·벤처기업에 적정한 이윤을 보장하는 유통망을 제공한다는 공익적 목적을 갖고 출발했다. 사익보다 공익을 위해 장기적인 관점으로 판단해야 하는 당위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순서와 때가 있다. 시간이 흘러 공영홈쇼핑이 심각한 경영난에 빠지거나 난국을 맞는다면 채널명을 넘어 전면 개편을 불사해야 할지 모른다. 개국한 지 반 년도 안 된 시점이라면 공감하기도 어렵거니와 벌써부터 주주간 주도권 다툼을 벌인다는 오해도 받을 수 있다.

정부도 개국을 서두른 탓에 주요주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던 후유증을 자초했다는 일각의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