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기보, 보증기관 첫 채무자 원금감면제 도입

지영호 기자
2018.04.24 08:00

24일 이사회서 규정 개정안 처리…연간 최대 500명 신용회복 기대

부산 문현동 국제금융단지에 신축된 기보 신사옥 전경

기술보증기금이 공공보증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채무자의 원금을 탕감해주는 '채무자 원금감면제도'를 시행한다.

24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보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규정 개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기보 고위관계자는 "지금까지 보증기관은 도덕적 해이를 우려해 채무원금을 분할상환까지는 해줬지만 감면하지 않았다"며 "시행하게 되면 공공보증기관 첫 번째 사례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무자가 소득이나 재산이 없어 도저히 회수할 수 없다고 판단한 부실채권에 대해서만 원금을 감면해 주는 것이지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기보는 채무자원금제도를 통해 원금 일부를 회수하면서 부실채권을 제때 상각하고, 채무자의 신용회복 기회를 넓혀준다는 계획이다. 기보는 원금의 40~70%를 탕감해 줄 경우 연간 50억~60억원의 구상채권 회수와 400~500명의 신용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기보는 회수가 불가능한 악성 구상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매각했고, 캠코가 원금감면 등의 조치를 통해 일부나마 원금을 회수해왔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신용보증기금이나 중소기업진흥공단, 지역신용보증재단과 얽혀있는 다중 채무자는 대상에서 제외할 예정"이라며 "6개월 시범운영한 뒤 전면 도입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중점과제로 '서민 취약계층 지원방안'을 제시하고 원금감면제를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에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 공기업이 관행적으로 채권 소멸시효를 연장하는 방식으로 회수 가능성이 없는 채권을 장기적으로 보유하다 보니 채무자가 신용회복을 신청해도 효과가 반감되는 한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기보 이사회는 지난달 말 4213억원 규모의 구상채권 상각안을 통과시켰다. 기보는 6월과 9월 각각 2000억원을 더해 연말까지 8000억원 이상의 채권을 상각한다는 계획이다. 기보의 구상채권 상각 규모는 2016년 6739억원에서 지난해 7671억원으로 늘어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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