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갑질논란'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 자체감사서 '구두주의'

지영호 기자
2018.09.06 08:00

‘사람이 먼저다’ 文캠 홍보고문…취임 직후 특정제품 문제 지적, 실무자 편성 제외

특정업체의 방송편성 문제로 갑질 논란에 휩싸인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가 자체 감사에서 구두주의만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해당업체 대표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한 직원은 ‘회사 내부정보 유출’ 등의 이유로 부서 이동 처분을 받게 됐다. 사실상 원인제공자인 최 대표에게 솜방망이 처분을 내리면서 논란의 책임을 직원에게 전가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5일 공영홈쇼핑 감사실이 공개한 편성변경 업무프로세스 관련 특정감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최 대표는 지난 7월2일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특정업체의 제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대표는 같은 달 4일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김하진의 궁중갈비탕’이 포장지에 김하진의 이미지가 없어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발언했다. 이틀 뒤인 6일에는 해당 팀장인 A씨가 궁중갈비탕 품질개선보고서를 올리자 “철저한 품질관리와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라”고 언급했다.

이에 A팀장은 같은 달 8일 예정된 궁중갈비탕 방송분에 대해 담당 MD인 B과장에게 편성반납을 지시했고 B과장은 궁중갈비탕을 공급하는 C사 대표 D씨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공영홈쇼핑은 궁중갈비탕 방송시간에 다른 회사 제품을 편성했다.

이 사건은 D씨가 지난달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영홈쇼핑 최 대표의 갑질 횡포’라는 제목으로 민원을 게시하면서 알려졌다. D씨는 게시글에서 “최 대표가 A팀장에게 ‘특정 상품을 찍어 맛이 없으니 방송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담당 MD에게 전달받았다”고 폭로했다.

갑질 논란이 외부로 알려지자 공영홈쇼핑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D씨는 “국민청원 1주일 후 공영홈쇼핑 임직원이 찾아와 ‘없었던 일로 하자’며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최 대표의 이름만이라도 삭제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재 공영홈쇼핑은 C사의 방송재개를 허용한 상태다.

그럼에도 논란이 커지자 공영홈쇼핑은 자체 감사를 통해 사실 확인에 나섰지만 ‘직원들이 최 대표의 발언을 확대 해석했다’고 결론 내렸다. 공영홈쇼핑 감사실은 A팀장에 대해 “최 대표의 발언을 확대 해석해 편성변경 프로세스를 따르지 않고 내부 품의와 협력사 요청공문 없이 편성변경을 지시했다”며 경고 조치했다.

또 B과장에 대해선 “청와대 국민정원 내용과 게시 시점을 미뤄볼 때 협력사에 회사 내부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경고조치와 인사이동을 요구했다. B과장은 현재 영업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최 대표에 대해선 “회사 규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모호하고 부당한 업무지시를 배제해 대표이사의 책임을 다하라”고 구두주의 처분만 내렸다.

한편 최 대표는 2012년 문재인 대선캠프 홍보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만든 인물이다. 문 대통령의 경남고 4년 선배다. 제일기획 광고국장, TBWA코리아 사장 등을 지냈지만 유통이나 홈쇼핑 이력이 없어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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