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소진공 이사장 관사 이전 실무자 '극단적 선택', 왜?

이원광 기자
2018.09.06 10:30

지난 4월 자택서 숨진채 발견...유가족 "극심한 스트레스 호소...관사 이전 부당함도 토로"

대전 중구에 위치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본부. / 사진제공=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의 관사 이전 업무를 지시받은 실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업무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던 직원으로 타부서 이동을 자원한 후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본지 9월3일 보도 [단독]이사장 관사 위해 직원 사무실 옮긴 소진공 참고)

6일 A씨 유가족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소진공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A씨가 대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이사장 관사 이전을 위한 서류 작성 등을 담당했던 실무자로 해당 업무에 대한 부당함을 유가족에 수차례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가족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초 "이사장이 온 지 얼마 안됐는데 관사를 이전하려고 한다"며 "이사비용도 들어가는데 이해가 안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 회사 발전은 없을 것"이라며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고 유가족은 밝혔다.

A씨는 올해 초 이사장 관사 이전 건에 대한 국무조정실 감사에서도 유사한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실에 따르면 당시 소신 발언을 한 소진공 임직원 5명 중 A씨를 제외한 4명은 사실상 보복성 인사 조치에 취해졌다.

복수의 A씨 동료들도 "A씨가 이사장 관사 이전 건으로 힘들어했다"고 증언했다. 한 소진공 관계자는 "A씨가 이사장 관사 이전 건 등을 겪으면서 '못 볼 것 다 봤다'고 한탄했다"며 "비전이 있는 새로운 업무를 위해 타부서 이동을 원했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지난 2월 A씨가 부서 이동 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한 유가족은 "스스로 원해서 부서를 옮겼으나 상급자의 업무 지시로 인해 주말 출근도 잦았고 '일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며 고개를 떨구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유가족은 이 같은 사건의 배경을 파악하기 위해 공단본부를 찾았으나 "공단은 사기업과 달리 책임자가 따로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은 "김 이사장은 (A씨가) 세상을 떠난 후 한 달여간 어떤 애도의 말도 없었다"며 "많은 청년들이 희망을 품고 공단 취업 문을 두드릴텐데 책임자도 없는 그곳이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 들었다"고 울먹였다. A씨 어머니는 지난 5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원서를 총리실에 제출했다.

소진공 측은 "A씨가 이사장 관사 이전 업무에 영향을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관사 이전은 지난해 2월 추진돼 같은 해 8월 중단됐다"며 "A씨가 숨진 시기는 수개월 후"라고 설명했다. A씨 유가족이 공단 방문 시 적절한 해명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공단은 나라가 주인이라고 답했는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소진공 등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부임 직후인 지난해 2월 공단 인근으로 관사 이전 검토를 지시했다. 당시 관사의 전세계약 기간은 1년 이상 남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이모 실장은 대전충청지역본부(대전본부)를 공단 소유 공간으로 옮기고 기존 대전본부 사무실 보증금을 약 7000만원의 관사 이전 비용에 활용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관사 이전은 일부 임직원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고, 대전본부 이사 비용으로 2000만원의 국고손실만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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