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중기부의 '너무 잦은' 실수

구경민 기자
2019.07.30 18:38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배포된 자료에 수치가 다르게 표시돼 있습니다. 이대로 쓰면 오보인데 담당자는 연락이 안 되고 기사를 쓰라는 건가요, 말라는 건가요.”

지난 18일 목요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출입기자단이 소통하는 카카오톡 모바일 메신저 단체방은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2분기 및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동향’과 ‘상반기 업종별 벤처투자 현황’ 보도자료의 수치가 잘못 표기돼서다.

‘2분기 및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동향’ 자료에서는 2분기 수출기업 수와 상반기 수출기업 수(누계)가 7만6020곳으로 혼용 표기돼 있었다. 지난해 1분기부터 매 분기 수출기업 수가 6만곳 정도임을 감안할 때 올 2분기에 7만곳 수준으로 늘었다면 대내외 악조건에서 선방했다는 의미있는 성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상반기 수출기업 수가 7만6020곳이고 2분기 6만곳 수준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사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기자들이 담당부서에 연락했지만 담당자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중기부 대변인실을 통해 확인한 결과 상반기 수출기업 수(누계)는 7만6020곳, 2분기 수출기업 수는 6만3333곳이었다. 어려운 대외환경을 반영하듯 2분기 수출기업 수는 전년 대비 1.4% 늘어난 수준이다.

이날 사건은 또 발생했다. 중기부는 같은 날 ‘상반기 업종별 벤처투자 현황’ 자료를 냈다가 똑같은 통계오류 지적에 다시 수거하는 촌극을 벌였다. 자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민간벤처펀드 규모가 틀린 데다 유통서비스분야 투자비율도 잘못 표기돼 있었다. 벤처투자 동향 자료는 지난 4월에도 수치가 잘못돼 수정자료를 발송한 전력이 있다.

기자들은 “수치가 제각각인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어떻게 중기부 통계자료를 믿고 기사를 쓸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 결국 중기부는 보도자료의 통계오류를 뒤늦게 확인, 수정하고 정정 보도자료 2건을 재발송했다.

이후에도 중기부는 ‘규제자유특구’ 자료와 관련해 “면밀히 논의하고 내부 의사결정을 통해 자료 일부 내용이 수정이 있다”며 수정자료를 배포했다. 며칠 후엔 ‘중기부 내 신산업 전담TF 구성’ 자료에 대해 “내용상의 문제가 있다”며 정정자료를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보도자료의 정확성은 부처의 실력과 비례한다. 한번은 실수라고 할 수 있지만 실수가 반복되면 그게 바로 실력이다. 자료의 신뢰도가 떨어지면 좋은 정책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통계는 단순한 숫자의 나열이 아니라 미묘한 수치 하나에도 의미와 해석이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중기부가 발표하는 통계는 경기에 민감한 중소기업, 벤처·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소상공인 등을 모두 아우른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반복되는 실수와 변명, 이로 인한 신뢰하락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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