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감염경로 '우한 패션센터', 전세기 교민은 확인 안했다

최태범 기자
2020.02.04 09:29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남아있던 우리 교민들이 두 번째 전세기를 타고 1일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 비행기에서 내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0.01.31. chocrystal@newsis.com

정부가 중국 우한 국제패션센터 한국관 ‘더 플레이스’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주요 감염 경로로 지목해놓고도 전세기를 타고 입국한 우한 교민들에게는 이곳의 방문 경험 등 연관성을 한 번도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3·7·8·15번 등 4명의 확진 환자는 모두 더 플레이스에서 근무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더플레이스에 대한 조사에서 공통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우한의 전통시장거리에 위치한 더 플레이스는 서울 동대문시장처럼 의류나 액세서리 위주의 매장이 있는 곳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의 ‘발원지’로 꼽히는 화난 해산물시장과 자동차로 불과 14분 거리(6.6㎞)에 있다.

국내 7번 환자(28세 남성, 한국인)와 8번 환자(62세 여성, 한국인)는 더플레이스 4층 매장에서 함께 근무한 사이다. 15번 환자(43세 남성, 한국인)는 더플레이스 4층에서 매장을 운영했다. 3번 환자(54세 남성, 한국인)는 1층에서 근무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3명은 4층에 함께 근무했고, 1명은 1층에서 근무했는데 주로 4·5층 화장실을 이용했다. 공통 연관 분모가 일단 4층이고 더 넓게 보면 더 플레이스라는 공간에 대해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더 플레이스 감염가능성 신고하라더니…교민 조사는 ‘전무’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국내 발생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2020.02.03. ppkjm@newsis.com

질병관리본부는 더 플레이스에서 근무하거나 방문한 경험이 있는 교민 중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은 선별진료소를 통해 신고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를 홍보하기 위해 우한 총영사관 및 현지 상인회와 협력하고 있다.

그런데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31일과 1일 전세기를 타고 입국한 우한 교민 701명에게 더 플레이스와의 연관성을 묻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 통로로 지목해놓고도 가장 접촉이 많았을 교민들에게 역학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셈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교민들에 대한 1차 검사에서 1명의 확진 환자를 제외한 700명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기 때문에 더 플레이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추후 설문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신종 코로나의 ‘무증상 감염’ 가능성을 인정하고, 현지의 유력한 감염장소를 지목한 상황에서 해당 장소에 가장 많이 노출됐을 수 있는 교민들의 방문 경험을 확인하지 않은 것은 ‘부실한’ 방역관리라는 비판을 부른다.

국내 15명의 환자 중 우한에서 입국한 사람은 9명이다. 4명이 더 플레이스 관련자다. 교민들 중 누군가 2주간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발현될 수 있는 만큼 보건당국이 선제적으로 더 플레이스와의 연관성을 조사해 선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