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개발자들의 연봉을 인상하며 인재 영입에 나서자 스타트업들로선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상황이 됐다. 개발자들의 몸값이 치솟으며 스타트업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연봉협상에 들어가는 스타트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최근 며칠 간격으로 발표된 IT업계의 릴레이 연봉 인상 소식에 핵심 개발자 인력의 유출이 현실화할 조짐을 보인다. 연봉을 인상한 일부 기업은 다른 회사의 경력 개발자들에게 스톡옵션 등 추가 인센티브까지 내세우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스타트업 개발자 인력난의 근본 원인은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에 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코로나19(COVID-19)로 비대면 서비스도 크게 성장하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폭증한 탓이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능력이 있고 실무경험까지 갖춘 개발자들을 채용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프로젝트를 함께해온 개발자들이 중간에 이직하면 타격이 매우 크다. 플랫폼 개발이 중단되는 경우도 많이 봤다”고 전했다.
스타트업의 경우 대기업처럼 연봉을 인상해 개발자를 붙들어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유망 스타트업들은 손을 맞잡고 개발자 인력풀을 선점하기 위한 ‘개발자들과 스타트업이 지속 매칭되는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로켓성장 스타트업으로 불리는 △왓챠 △쏘카 △오늘의집 △마켓컬리 △브랜디 △번개장터 등 6개사는 오는 20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스타트업 코딩 페스티벌 2021(스코페 2021)’을 개최한다. 행사 접수 마감은 17일까지다.
6개사는 국내 개발자 1만명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만 19세 이상의 개발자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김슬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은 “경쟁보다는 화합을 하고 개발자들만의 언어인 코딩으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잔치”라고 설명했다.
최종 1등으로 선정된 참가자에게는 300만원, 2등 100만원, 3등 5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상위권 참가자들에게는 맥북프로13형, 아이패드 프로, 애플워치, 에어팟 프로 등 애플 제품 100대가 증정된다.
특히 우수한 실력을 보인 참가자에게는 스타트업 채용 기회까지 제공된다. 이번 행사는 개발자들의 네트워킹을 표방하고 있지만, 그 속내에는 개발자 수급 위기를 대비해 능력 있는 개발자를 선제 발굴하고 교육·채용하려는 목적도 있다는 분석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스타트업의 개발자 수급 절벽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스타트업 중심의 개발자 커뮤니티와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이탈 가능성을 최대한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설명이다.
서정민 브랜디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행사는 개발자들의 네트워크 파티”라며 “이를 통해 개발자들과 좋은 스타트업이 지속적으로 매칭될 수 있는 네트워킹으로 만들고 싶은 게 장기적인 비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