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초내 추락 감지… 생명 지키는 '입는 에어백'

최태범 기자
2026.02.10 04:19

신환철 세이프웨어 대표
'온디바이스 AI' 기술로 작업자 움직임 정밀 판단
사고발생땐 조끼내 기체 순간 방출, 위치 전달도

세이프웨어 개요/그래픽=임종철

산업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추락'은 노동자의 생명까지 앗아가는 위험한 사고다. 매년 수많은 노동자가 목숨을 잃거나 치명상을 입는다. 그간 안전고리와 그물망에 의존했지만 고리를 걸지 않거나 그물망이 없는 '안전 사각지대'는 늘 존재했다. 이 고질적인 난제를 '입는 에어백'으로 해결한 스타트업이 있어 주목된다. 산업용 웨어러블(착용형) 에어백 조끼를 개발한 세이프웨어다.

세이프웨어는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사를 넘어 AI(인공지능)와 데이터 기술을 결합한 안전플랫폼을 지향한다. 신환철 대표는 "사명에 있는 '웨어'는 '소프트웨어'(software)에서 따온 것으로 에어백을 제어하는 알고리즘과 사고를 감지하는 데이터 기술이 우리 사업의 핵심이라는 철학을 담았다"고 강조했다.

◇매달 2~3건씩 크고 작은 사고에서 역할

2024년 1월 충남 서산의 공사현장에서 A씨가 5m 높이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가설물 위에서 작업하던 중 발을 헛디딘 탓이다. 자칫 사망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으나 그는 추락 직후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일어났다. 부상은 갈비뼈 실금이 전부였다. 이는 세이프웨어 제품이 추락사고에서 근로자를 살려낸 대표적인 사례다. 지금까지 세이프웨어 제품으로 추락사고에서 현장근로자를 보호한 사례만 23건으로 집계됐다.

세이프웨어의 산업용 조끼 에어백 'C시리즈'는 제품을 착용한 사람이 높은 곳에서 추락할 경우 조끼 내 압축된 기체가 한순간에 방출되면서 에어백 쿠션을 부풀게 한다. 자동차 에어백의 원리를 조끼에 이식했다. 부풀어 오른 에어백은 최대 5m 높이의 추락사고에서도 사용자의 머리와 척추 등을 보호한다. 세이프웨어는 AI를 접목해 신체의 움직임을 더욱 정교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신 대표는 "단순히 떨어지는 각도만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동작과 실제 추락을 완벽히 구분해내는 온디바이스(내장형) AI 알고리즘이 탑재됐다"고 말했다. 특히 사고 감지시 비상연락처로 사고상황과 위치를 알려 사고자의 구조 골든타임 확보에 도움을 주도록 설계됐다.

세이프웨어는 현재 10대 건설사를 비롯한 삼성, LG, 한국전력, 이마트 등 2000여개 고객사에 2만벌 이상의 제품을 공급했다. 군에서도 스마트에어백을 사용한다. 이같은 시장의 반응을 바탕으로 세이프웨어는 지난해 75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신 대표는 "지난해까지 제품의 효용성을 확인하는 테스트 기간이었다면 이제는 본격 확산의 시기"라며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유치를 통해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시장확대와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벨트처럼 스마트에어백 착용문화 만든다"

세이프웨어는 산업용 에어백과 모빌리티용·레저용 에어백에서 더 나가 '노인 낙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신제품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다. 신 대표는 "고령자가 낙상으로 고관절수술을 받으면 1년 내 사망할 확률이 50%가 넘을 정도로 심각하다"며 "신제품 '레디'는 벨트 형태로 착용해 낙상 감지시 지면에 닿기 전 0.2초 만에 에어백이 터져 고관절을 보호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제품의 무게가 600g대로 1㎏대인 경쟁사들 대비 압도적인 경량화를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레디는 전용앱을 통해 보호자와 사용자의 안전모니터링 기능도 제공한다. 앱에서는 △현재 위치 △최근 방문지 △활동시간 △칼로리 소비량 △걸음 수 △위험도 △기기 연결상태 △배터리 잔량 △사고기록(날짜·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레디는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 보건복지부·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추진하는 '복지용구 예비급여 3차 시범사업' 대상품목에 선정됐다. 신 대표는 "세이프웨어의 기술과 제품을 통해 앞으로 10년 안에 한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 웨어러블 안전용품이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잡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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