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K-팝'은 버추얼 아이돌?…팬덤 입증하자 40억 '뭉칫돈'

류준영 기자
2026.04.18 09:58

[이주의핫딜]버추얼 아이돌 '위고식스' 프로듀싱 23세기아이들, 40억 시리즈A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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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보이그룹 WE G0-6(위고식스)/사진=23세기아이들

방탄소년단(BTS)의 서울 광화문 복귀 공연을 계기로 K-팝의 글로벌 영향력이 다시 한 번 입증되면서, 투자업계의 시선은 '넥스트 K-팝'으로 불리는 버추얼 아이돌 시장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최근 버추얼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 23세기아이들이 뮤렉스파트너스, 카카오벤처스, 디캠프 등으로부터 4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2023년 설립 이후 약 2년만에 이뤄낸 성과로, 앞서 50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에 이어 후속 투자까지 성공적으로 이어지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투자업계는 이번 투자유치를 두고 "버추얼 아티스트들이 일시적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산업으로 점차 자리를 잡아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하고 있다.

23세기아이들은 게임용 그래픽 엔진을 기반으로, 실제 사람의 움직임을 센서를 통해 그대로 구현하는 모션캡처 기술과 만화풍이면서도 입체감을 살리는 '툰 셰이딩' 기술을 결합, 마치 살아 있는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감정을 표현하는 버추얼 아티스트를 구현한다. 첫 버추얼 보이그룹으로 시우(XIU), 우연(정우연) 등으로 구성된 '위고식스(WE GO-6)'를 지난해 하반기 처음 공개했다. 주로 유튜브 등 SNS(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한 개인 라이브 콘텐츠를 중심으로 활동한다.

뮤렉스파트너스 최지인 심사역은 버추얼 아이돌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대표 사례로 버추얼 보이그룹 '플레이브(PLAVE)'를 꼽았다. 플레이브는 VFX 기업 블래스트가 2023년 3월 선보인 5인조 그룹으로, 데뷔 약 2년 만에 소속사 매출을 7억원에서 454억원으로 약 60배 이상 끌어올렸다. 특히 2025년 2월 발매한 미니 3집 '칼리고(Caligo) Pt.1'은 초동 100만장을 돌파하며 버추얼 아이돌 최초의 밀리언셀러를 기록했고, 같은 해 멜론 스트리밍 상반기 1위 아티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최 심사역은 "연매출 400억원대, 영업이익 100억원대를 기록한 성과는 기존 대형 기획사의 메인 K-팝 그룹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이라며 "플레이브는 고척돔 공연을 전석 매진시키는 등 실제 오프라인에서도 흥행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으로는 팬덤 구조의 변화가 꼽힌다. 최 심사역은 "기존 K-팝 팬층과 서브컬처 기반 팬층이 결합된 것이 핵심"이라며 "상업화된 기존 아이돌과의 거리감에 갈증을 느끼던 팬들이, 라이브 방송을 기반으로 밀도 높은 소통이 가능한 버추얼 아이돌로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23세기아이돌의 위고식스(WE GO-6)도 초기 지표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위고식스의 팬 규모는 약 7만명 안팎 수준으로 추정되며, 일부 SNS 콘텐츠는 조회수 18만회 이상을 기록하는 등 점차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위고식스의 유튜브 화면 캡쳐

위고식스는 버추얼 형식에서만 구현 가능한 기획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8월 6일부터 6주간 진행된 '시우의 비밀의 방'에서는 요리·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실시간 팬미팅을 이어갔으며, 시우를 키 약 30cm의 동화 속 소인국 캐릭터로 설정해 색다른 몰입감을 제공했다.

최 심사역은 "23세기아이들은 현실 아이돌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가상의 콘셉트를 자연스럽게 풀어낼 수 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리얼타임 모션캡처 기술도 내재화하고 있다"며 "인터랙티브 기반의 팬 참여형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기획·운영하는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 위고식스는 프리데뷔 단계에서 확보한 지표인 만큼 향후 정식 데뷔 이후 음원과 뮤직비디오 성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초기 팬덤 형성과 성장 추이를 고려할 때 충분한 확장 가능성을 갖춘 단계"라고 덧붙였다.

23세기아이들은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버추얼 아티스트 제작 역량과 핵심 기술을 한층 고도화하고, '위고식스'의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김형민 대표는 "위고식스 멤버들과 팬들이 보다 깊이 있는 서사를 장기간 함께 축적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기술과 예술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아티스트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전 세계 버추얼 아티스트 시장 규모가 2028년 174억 달러(약 2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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