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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AI 종합 솔루션 기업인 텔레픽스가 미국 민간 우주기업에 AI(인공지능) 기반 위성 탑재체 시스템을 수출한다. 국내 우주 스타트업이 자체 개발한 AI 위성 탑재체를 미국 민간 우주기업에 공급한 첫 사례다.
텔레픽스는 미국 우주기업 안타리스 스페이스(Antaris Space)와 AI 위성 탑재체 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안타리스는 위성과 우주시스템의 설계부터 시뮬레이션, 제조, 운용까지 지원하는 AI 기반 플랫폼 '안타리스 인텔리전스'를 개발한 미국 우주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텔레픽스는 안타리스에 4.8m급 해상도의 초소형 위성용 전자광학 카메라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온보드 AI 시스템을 통합한 차세대 위성 탑재체를 공급한다.
온보드 AI는 위성이 촬영한 데이터를 지상으로 모두 내려보낸 뒤 분석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위성 자체에서 영상을 실시간으로 처리·분석하는 기술이다. 필요한 정보만 선별해 지상으로 전송할 수 있어 통신 부담을 줄이고 데이터 활용 속도와 위성 운용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최근 미국, 중국 등 주요 우주 강국을 중심으로 위성 내부에서 데이터를 즉시 분석하는 온보드 AI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텔레픽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자체 개발한 광학 카메라와 AI 처리 기술을 결합한 통합 탑재체의 해외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세계 최대 우주산업 시장인 미국에서 시스템 공급 계약을 따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번 계약 과정에서 시스템 통합 역량과 기술 신뢰성에 대한 검증도 거쳤다.
텔레픽스는 올 초 유럽 시장에 위성 탑재체를 수출한 데 이어 미국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글로벌 우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게 됐다. 회사 측은 "이번 계약은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에 그치지 않는다"며 "텔레픽스와 안타리스는 위성영상 데이터 확보와 온보드 AI 기술의 궤도상 실증까지 공동 추진하는 중장기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텔레픽스의 AI 위성 탑재체는 내년 초 발사 예정인 안타리스의 '재너스-2(JANUS-2)' 위성에 탑재될 예정이다. 위성이 궤도에 진입한 뒤에는 텔레픽스 요청에 따라 안타리스가 촬영 영상을 제공하는 방안도 협력 내용에 포함됐다. 텔레픽스는 이를 통해 자체 위성영상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향후 AI 기반 지구관측 분석 서비스 고도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재너스-2 임무를 활용해 텔레픽스가 자체 개발한 온보드 비전언어모델의 실제 우주환경 성능도 검증할 예정이다. AI 모델을 지상 서버가 아닌 우주 궤도에서 직접 구동하고 성능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양사는 향후 협력 범위도 확대한다. 텔레픽스가 앞서 유럽에 수출한 중형위성용 0.5m급 초고해상도 전자광학 카메라의 추가 공급도 논의하고 있다.
이번 수출의 기반에는 텔레픽스가 자체 위성을 통해 확보한 궤도 운용 경험이 자리 잡고 있다. 텔레픽스의 초소형 위성 '블루본(BlueBON)'은 작년 1월 발사된 이후 현재까지 약 18개월간 궤도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장기간의 실제 우주 운용을 통해 위성시스템의 신뢰성과 운용 역량을 입증한 것이 해외 고객 확보 과정에서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우주산업에서는 실제 우주환경에서 제품을 운용한 경험인 '온오빗 헤리티지'가 기술 신뢰도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으로 꼽힌다. 텔레픽스는 블루본을 통해 축적한 궤도 운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외 고객의 기술 검증 요구에 대응했다.
2021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안타리스는 플래닛랩스(Planet Labs)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출신 경영진·엔지니어들이 창업에 참여했다. 톰 바튼 최고경영자(CEO)와 카르딕 고빈드사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플래닛랩스에서 대규모 위성 군집(컨스텔레이션) 개발을 주도한 경험을 갖고 있다.
안타리스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위성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궤도상 운용 성과를 높이기 위한 소프트웨어·AI 기반 플랫폼 '안타리스 인텔리전스'를 개발했다. 위성 설계와 시뮬레이션, 제조, 운용 등 개발 전주기를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통합하는 것이 특징이다.
텔레픽스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위성 탑재체 사업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복수의 해외 고객사와 0.5m급 초고해상도 전자광학 카메라 공급을 협의하고 있으며 글로벌 위성·우주기업과의 추가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조성익 텔레픽스 대표는 "국내 우주 스타트업도 글로벌 선진 우주시장에서 시스템 공급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블루본을 통해 축적한 궤도상 운용 실적과 수직계열화 기반 위성시스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우주시장에서 수출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