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대신 '이것'…친환경 난방으로 親에너지 전환 수요 노린다

김진현 기자
2026.08.03 05:00

[스타트UP스토리] 이창섭 모닥불에너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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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모닥불에너지 대표

"발전은 태양광으로, 수송은 전기차로 친환경화되는 것을 보면서 마지막 남은 에너지 영역이 '열(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미국·유럽에선 이미 히트펌프가 가스보일러를 대체하고 있고 국내에도 같은 변화가 올 것이라 생각해 사업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이창섭 모닥불에너지 대표는 태양광 스타트업에서 9년가량을 보낸 뒤 난방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엔라이튼의 창업 원년 멤버로 합류해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주고 구독료를 받는 일을 담당했었다. 이 대표는 같은 모델을 난방에 적용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지난해 9월 모닥불에너지를 창업했다. 이 회사의 주요 서비스는 히트펌프 난방 구독이다.

이 대표는 "해외에선 내년부턴 가스보일러보다 히트펌프가 더 많이 팔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며 "국내에서도 정책 지원은 있었지만 개인들이 실제로 도입하기엔 가격 등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태양광 구독모델로 입증한 사업모델…'파이낸싱' 역량 결합
모닥불에너지 개요/그래픽=이지혜

히트펌프의 원리는 에어컨과 비슷하다. 연료를 태워 열을 만드는 대신 냉매를 순환시켜 외부의 열을 실내로 옮기는 방식이다. 기존 보일러를 철거한 뒤 실외기 형태의 히트펌프 본체와 온수 저장탱크를 배관에 연결하면 된다. 다만 일반 가정용 보일러보다 초기 설치 비용이 높은 것이 걸림돌이다. 대당 설치비는 약 1000만원으로, 일반 보일러의 5~10배 수준에 달한다.

이 대표는 "초기 설치 비용은 크지만 장기간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만큼 금융을 접목하면 소비자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모닥불에너지는 이러한 초기 비용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금융사들이 설치 비용을 부담하고, 이용자는 매월 구독료를 납부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또한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을 통해 회수 안정성을 높여 금융사 입장에서는 AAA급 채권 수준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표는 "매월 발생하는 구독료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금융사들도 설치 비용을 조달하는 데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이러한 금융 구조 덕분에 소비자는 초기 목돈 부담 없이 히트펌프를 도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금융 구조를 설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엔라이튼에서 태양광 구독 사업을 운영하며 쌓은 경험이 있다. 당시 이 대표는 자산운용사와 보험사 자금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펀드를 조성하고, 캐피탈사·카드사와 팩토링 구조를 설계하는 등 금융 조달 업무를 담당했다.

히트펌프 사업 역시 금융사별 특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는 "규모도 작고 성공 사례도 없는 사업을 처음부터 자산운용사에 가져가면 투자받기 어렵다"며 "금리가 다소 높더라도 캐피탈사에서 먼저 사업성을 검증하고, 실적이 쌓이면 다음 단계로 자산운용사 등 더 큰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올해 200대→내년 1000대 목표
/사진=모닥불에너지

모닥불에너지의 주 수익원은 히트펌프 설치 공사에서 발생하는 시공 매출과 설치 비용을 금융사에 유동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수익이다. 향후에는 설치된 설비를 통해 발생하는 탄소배출권과 전력거래로 추가 수익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모닥불에너지는 지난해 약 100대의 히트펀드 설치 계약을 따냈다. 올해는 200대를 설치해 매출 20억원을 달성하고 내년에는 1000대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국내 히트펌프 잠재시장을 약 500만 가구로 추산하고 있다.

이 대표는 "태양광 사업을 하며 쌓은 고객사와 시공 네트워크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며 "초기 레퍼런스를 확보한 뒤 설치 물량을 빠르게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닥불에너지는 지난 5월 슈미트, 소풍벤처스 등으로부터 7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고 팁스(TIPS)에도 선정됐다. 올해 상업·주거 시설에서 운영 데이터를 쌓고 내년에는 산업 현장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 후속 투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이 대표는 회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인공지능(AI) 제어 기술과 데이터를 꼽았다. 요금이 저렴한 시간대에 온수를 저장하거나 폐열을 회수하는 등 제어 방식에 따라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보일러와 냉난방 설비 시장은 여전히 현장 경험이 중요한 산업"이라며 "직접 시공부터 운영까지 담당해본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우리만의 경쟁력을 갖춰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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