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한푼 안받고 매출 1768억 찍었다…4년새 8배 성장한 이 기업

최태범 기자
2026.09.12 10:00

[스타트잡]뷰티·건기식 등 14개 D2C 브랜드 운영사 '이삼오구'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래픽=김현정

건강기능식품과 더마코스메틱 등 14개 D2C(소비자직접판매) 브랜드를 운영하는 '이삼오구(2359)'가 지난해 176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1년 230억원이던 매출이 4년 만에 8배 가까이 불어났다. 영업이익은 261억원에 달한다.

이삼오구는 2019년 5월 설립된 8년차 기업이다. 서울대 출신 공동창업자 2인이 학내 창업동아리에서 출발해 △웰릿 △셀라딕스 △메디온 △클리너리 △하우스윗 △비피젠 등 다양한 브랜드를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구조를 갖췄다.

사명은 '23시59분'에서 따왔다. 하루가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소비자의 일상에 함께하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뜻을 담았다. 건기식에서 출발해 화장품, 여성용품, 유아용품으로 카테고리를 넓혀온 배경이기도 하다.

외부 투자유치 없이 자체 매출만으로 성장해온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 검증한 상품 기획력을 대만·홍콩에 이어 북미로 옮기며 해외 매출이 빠르게 붙었고, 올해는 '3000억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조직 규모는 1년 반 만에 두 배 넘게 커졌다. 120명이던 인력이 현재 250명(계약·파견 포함 280여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9월에는 세 곳으로 흩어져 있던 오피스를 서울 강남구 학동로의 신사옥 'SPACE11' 한 곳으로 합쳤다. 평균 연령이 30.7세로 젊은 조직이다.

가파른 성장의 배경에는 급격한 조직 확장을 감당해 낸 이삼오구 특유의 조직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는 '투명한 소통'과 '업무 몰입 환경'이라는 두 축으로 일하는 방식을 설명한다.

슬랙 전 채널 개방…"누가 뭘 하는지 다 보인다"
이삼오구의 주요 제품들 /사진=이삼오구

이삼오구의 소통 방식 핵심은 '전면 공개'에 있다. 사내 슬랙은 경영진과 인사 관련 채널을 뺀 전 채널이 열려 있어 마케팅·상품기획·품질·디자인팀이 각각 무슨 일을 하는지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다.

수평적 분위기도 특징으로 꼽힌다. 90년대생 공동대표는 사내 롤(LoL, 리그오브레전드) 동호회에 직접 소속돼 있고, 사옥 지하 코트에서 직원들과 농구 팀 대결을 벌인다. 리더십 워크숍에는 임직원의 가족까지 초청해 진행한다.

분기 첫 달에는 전 직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오프라인 타운홀미팅이 열린다. 신규 입사자 소개와 장기근속자 시상으로 시작해 팀별 프로젝트 공유, 경영진의 전사 전략 발표가 이어진다. 마지막은 실시간 질의응답이다.

질문은 온라인으로 익명 접수된다. 연초 타운홀 때는 111개의 질문이 올라왔다. 연봉 인상률 산정 기준, 평가 제도의 공정성, 포괄임금제 폐지에 대한 회사 입장 등 날 선 질문도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단상에 오른다.

현장에서 나온 질문과 답변은 별도 데이터베이스로 관리된다. 발표 자료도 전 구성원에게 배포해 참석하지 못한 인원이 회사의 방향성을 놓치지 않도록 한다.

본부 단위의 자발적인 이벤트도 활발하다. 일례로 브랜드지원본부의 경우 조직 내 병목을 해결한 사람을 분기마다 투표로 뽑는 '병목 해결왕'을 운영하고 있으며, 본부장이 사비를 들여 상품권을 수여한다.

확실한 보상으로 붙잡는다…반기별 개별 인센티브 도입
/사진=이삼오구

신사옥 이전 직후에는 층별로 규칙을 직접 만드는 '2주간의 그라운드 챌린지'가 열렸다. 출퇴근 인사하기, 다른 팀과 점심 먹기 같은 규칙이 층마다 자리를 잡았다. 흩어져 있던 조직을 '원팀'으로 붙이기 위한 장치였다.

이삼오구가 원하는 인재상은 업계 경력보단 성장에 대한 자기 정의가 명확한 사람이다. 브랜드와 지역을 넘나드는 직무 이동에도 열려 있다. 실제로 동남아사업팀에서 북미사업팀으로 옮겨 성공 방식을 이식한 사례가 있다.

성과 보상은 직접적으로 이뤄진다. 올해부터 매출 조직을 중심으로 반기별 개별 인센티브를 도입했다. 성과를 내는 사람에게 확실한 보상을 주어 인재의 이탈을 막자는 것이 경영진의 핵심 기조로 자리 잡았다.

현재 퇴사율은 6~7% 수준이다. 오유정 이삼오구 HR팀장은 "지난해는 3%도 되지 않았다"며 "1년이면 인력이 한 바퀴 도는 곳도 적지 않은데 우리는 채용 실패율이 낮은 편이다. 1차 면접을 리더들이 직접 맡아 허들을 높게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유정 팀장은 "평생직장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에서 계속 일하지 않더라도 '이삼오구 출신'이 어디서든 인정받았으면 한다"며 "회사가 잘 되면 개인의 커리어도 잘 되기 때문에 성장에 전폭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라고 했다.

6주로 압축한 온보딩…성장 속도에 제도를 맞췄다
/사진=이삼오구

빠른 인력 증가에도 조직이 흔들리지 않는 배경으로는 탄탄한 온보딩이 꼽힌다. 신규 입사자는 6주의 온보딩 과정을 거치며 1주차 웰컴위크에서 업무 툴 세팅과 팀장 커피챗을 하고, 이후 컬처핏·엑설런스 위크로 이어진다.

주차별로 복지 제도와 경비 사용법, 피드백 문화, 행동강령을 나눠 익힌다. 개인별 온보딩 페이지가 제공되고 옆자리에서 밀착 지원하는 '버디'도 붙는다. 당초 12주였던 과정은 회사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판단에 6주로 압축됐다.

복지는 업무 몰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점심 도시락 배송 방식을 최근에는 층별 배식으로 바꿔 임직원들이 더욱 따뜻한 식사를 맛볼 수 있도록 했다. 사옥 카페 음료와 간식은 24시간 무제한 무료다.

이밖에 △연 120만원 복지포인트 △입사 시 자사 브랜드 웰컴기프트 △분기 1회 인당 4만원 랜덤 점심 △3·5·7년 근속 시 2주 유급 리프레시 휴가 △종합건강검진 △월~목 추가근무 시 금요일 조기 퇴근 등이 있다.

업무 관련 강의와 세미나, 도서 구입비는 팀장 결재만으로 전액 지원된다. 외부 강사를 초청한 강연도 정기적으로 열린다. 성장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한도를 따지지 않고 지원한다는 것이 회사의 기조다.

올해 이삼오구가 전사 차원에서 가장 힘을 준 과업은 AI(인공지능) 도입이다. 처음에는 팀 리더급에만 계정을 배포했지만 '저변을 아래에서부터 넓히자'는 판단에 따라 전 직원으로 확대했다.

현재 200명 이상의 임직원이 1인당 월 20만원 상당의 클로드 계정을 지급받는다. 연간 수억원대 투자다. AI 활용도가 높은 구성원 8명은 'AI 챔피언'으로 선발해 최상위 요금제를 지원한다.

이삼오구의 중장기 목표는 '매출 1조원' 진입이다. 이를 위한 조직 정비에 더욱 만전을 기하는 중이다. 주재형 이삼오구 대표는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일수록 제도가 사람을 따라가지 못하기 쉽다"며 "부족한 부분을 계속 고쳐나가는 것이 이삼오구의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