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동남아시아는 국가마다 구매력과 문화, 종교, 소비가 집중되는 시기가 모두 다르다. 단순히 언어만 번역해서는 현지화를 했다고 할 수 없다."
싱가포르 게임 개발사 젠틀브로스(The Gentlebros)의 데스몬드 웡 대표는 16일(현지시간) 열린 '2026 창구 이머전 트립'에서 한국 스타트업들과 만나 "동남아 시장 진출의 핵심은 '철저한 시장 이해'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젠틀브로스는 오픈월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캣 퀘스트' 시리즈를 개발했다. 최신작 '캣 퀘스트 III'는 지난해 영국 아카데미 게임상(BAFTA Games Awards)의 가족 게임 부문 후보에 오르며 플레이스테이션 등 대기업의 작품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웡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이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때 현지화를 텍스트 번역에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지 이용자가 주로 사용하는 기기와 소비 방식까지 제품 개발 초기부터 반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동남아에서는 많은 이용자가 모바일 기기로 게임을 즐긴다"며 "캣 퀘스트 역시 처음부터 모바일에서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하면서도 플레이스테이션·엑스박스·PC에서도 충분한 깊이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게임 속 표현을 현지 문화에 맞게 옮기는 작업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캣 퀘스트에는 'paw-some', 'purr-fect'처럼 고양이와 관련된 영어 말장난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를 단순히 직역해 표현하면 본래의 재미와 의미가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웡 대표는 "단어를 그대로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말장난이 가진 의미와 재미를 각 언어에 맞게 다시 만들어줄 수 있는 현지화 파트너가 필요했다"며 "좋은 현지화 파트너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캐릭터와 그래픽은 특정 문화권에 치우치지 않도록 설계했다. 일본 애니메이션과 미국식 카툰의 중간 지점을 찾으면서 글로벌 이용자에게 두루 친숙한 캣 퀘스트만의 미술 스타일을 만들었다고 한다.
웡 대표는 "싱가포르는 동양과 서양의 콘텐츠를 거의 동등하게 접할 수 있는 독특한 환경"이라며 "이 같은 문화적 배경이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국제적인 이용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동남아 시장을 구분해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싱가포르에서는 크리스마스와 설 연휴를 전후해 소비가 늘어나지만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는 라마단이 가장 중요한 쇼핑 시즌이라는 설명이다.
웡 대표는 "각 국가의 축제와 문화적 행사를 파악해 출시나 할인, 라이브 서비스 일정을 맞추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캣 퀘스트의 경우 고양이를 소재로 한 게임이라는 점을 활용해 국가별 '고양이의 날'에 맞춰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가격도 국가별 구매력에 따라 조정했다. 그는 "동남아에서는 게임 가격을 이용자들이 더 받아들이기 쉬운 수준으로 별도 책정한다"며 "판매가 전혀 일어나지 않는 것보다 가격을 낮춰서라도 이용자를 확보하는 편이 낫다"고 했다.
명확한 고객층을 설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웡 대표는 "게임을 처음 해보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캣 퀘스트를 즐긴다는 이용자들의 반응이 이어졌다"며 "이를 반영해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가족이 함께 즐기는 게임'이라는 정체성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부터 가족이라는 고객군을 명확하게 정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용자의 반응을 보면서 제품을 조정했다"며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고 하면 결국 누구에게도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제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동남아 시장은 하나의 방식으로 공략할 수 있는 단일 시장이 아니다"며 "이용자의 구매력과 사용하는 플랫폼,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고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먼저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