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우주 관제탑' 노리는 美 레오랩스, 韓 공략 나선 이유는

송정현 기자
2026.11.04 05:00

다니엘 세퍼리 미국 레오랩스(LeoLabs) 공동창업자 겸 COO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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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세퍼리 레오렙스 공동창업자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민간 주도 뉴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하면서 우주시장 선점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거의 매일 지구 어딘가에서 위성 등 탑재체를 실은 로켓이 발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위성 등 지구 궤도를 도는 물체가 급증하면서 충돌 위험도 커지고 있다. 항공기가 관제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안전하게 비행하듯 우주에서도 위성과 우주잔해물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관제탑'이 필요한 시대다.

이 시장을 공략하는 미국 우주상황인식(SSA) 기업 레오랩스(LeoLabs)가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자체 발사체와 위성 개발 역량을 갖춘 한국에서 우주 안전관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정부기관 및 민간기업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 것.

다니엘 세퍼리(Daniel Ceperley) 레오랩스 공동창업자 겸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제2의 우주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지만 우주산업의 혁신이 모든 나라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한국은 자체 발사체와 위성 개발 역량, 스타트업 생태계를 갖춘 주요 혁신 거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한국을 방문한 세퍼리 COO가 국내 언론사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6년 설립된 레오랩스는 세계 각지에 자체 레이더망을 구축해 저궤도(LEO) 위성과 우주잔해물을 추적하는 기업이다. 레이더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우주 물체의 위치와 이동 경로, 충돌 위험 등을 파악하고 위성 운영사와 정부기관에 구독형 서비스로 데이터를 제공한다. 아울러 자체 개발한 레이더 장비 등 하드웨어도 공급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올해 수주금액 중 내년 납품 예정인 레이더 장비 관련 계약금액만 1억달러(약 1400억원)가 넘는다.

레오랩스의 데이터는 이미 국내 우주 안전관리에도 활용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해 미국 우주군과 레오랩스 등으로부터 60만건 이상의 위성 근접접근 데이터를 수신했다. 항우연은 이를 비롯한 관측 정보를 활용해 국내 위성과 달 탐사선의 충돌 위험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레오랩스는 한국에서 레이더 관측망 구축과 우주활동 분석 서비스 제공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국회에서 열린 '우주상황인식 나우 포럼 2026'에는 에드 루 레오랩스 공동창업자 겸 CTO(최고기술책임자)가 참석해 한국 정부·군·민간과의 협력 의지를 밝혔다. 당시 포럼에서는 우주감시 레이더 구축과 AI 기반 우주 물체 분석, 민·관·군 데이터 공유체계 마련 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세퍼리 COO도 이번 방한 기간 국내 우주산업 관계자들과 지난 6월 논의한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한 후속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협력 방안으로는 레오랩스의 신형 레이더 '스카우트S(Scout S)' 구축과 AI(인공지능) 기반 우주활동 분석 플랫폼 '델타(Delta)'가 거론된다. 스카우트S를 한국에 설치해 우주 물체 관측망을 확충하거나, 델타를 활용해 위성의 궤도 변화와 다른 위성의 근접 기동 등 우주활동 분석 정보를 국내 기관과 기업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세퍼리 COO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레이더 설치부터 위성의 근접 기동 데이터 제공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레오랩스는 한국 사업 확대를 위한 현지 인력 채용도 마쳤다. 세퍼리 COO는 "우리 서비스가 한국 우주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새로운 위성 발사를 더 많이 지원할수록 레오랩스의 사업도 함께 성장한다"며 "이르면 내년에 한국과 구체적인 파트너십을 발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레오랩스 기업 개요/그래픽=윤선정

러시아 군사위성의 수상한 접근도 포착…우주 안보로 영역 확대

미국 우주상황인식(SSA) 기업 레오랩스가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지구 저궤도(LEO) 위성 및 우주잔해물 위치 시각화 화면. /사진=레오랩스 제공

세퍼리 COO는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특히 레오랩스의 '델타'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델타는 위성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정상적인 궤도 변경이나 다른 위성에 대한 근접 기동 등 특이 움직임을 포착한다.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사용자에게 경고 알림도 제공한다.

최근 러시아 군사위성 '코스모스-2612'가 핀란드 우주기업 아이스아이(ICEYE)의 지구관측위성 '아이스아이-X36'에 약 500m까지 접근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아이스아이는 우크라이나군에 위성영상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레오랩스는 러시아 군사위성이 궤도를 미세하게 조정하며 근접 거리를 유지하는 움직임을 추적했다. 다만 아직 러시아군의 구체적인 접근 목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세퍼리 COO는 "정부 위성이 민간 위성을 뒤쫓는 이런 움직임은 이전에 본 적이 없다"며 "최근 위성들의 기동 능력이 고도화되면서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복잡해지는 우주활동과 안보 위협을 추적하기 위해 레오랩스는 레이더 관측망도 확충하고 있다. 올해 6월 공개한 신형 레이더 '스카우트S'는 대량생산을 통해 관측망 구축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 대형 레이더와 달리 대규모 건설공사가 필요하지 않고, 컨테이너 형태로 운송할 수 있어 빠르고 저렴하게 설치할 수 있다.

세퍼리 COO는 "위성 대량생산이 우주산업을 변화시킨 것처럼 우리도 우주 교통관리 인프라에 같은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며 "급증하는 위성에 대응하기 위해 레이더를 대량생산해 관측 범위를 넓히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퍼리 COO는 SSA 기술의 필요성에 대해 항공 교통관제 시스템에 비유했다. 항공기가 관제 레이더를 통해 위치와 이동 경로를 파악하듯 우주에서도 위성과 우주잔해물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충돌 위험을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

그는 "사람들은 우주산업이라고 하면 로켓 발사에 열광하지만, 결국 이 산업이 지속가능하게 성장하려면 SSA와 같은 기반 기술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며 "레오랩스의 목표는 전 세계 우주 교통과 위성 안전을 책임지는 '글로벌 우주 관제탑'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오랩스의 이동식 신형 레이더 스카우트S/사진제공=레오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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