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바비킴(42)이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국제선 탑승수속을 모두 마친 것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이와 유사한 사건이 지난해에도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중국으로 출입국을 했는데도 항공사의 탑승명단에는 탑승자의 '정확한' 이름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출입국 관리 시스템에 심각한 ‘구멍’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강소영씨(가명·61)는 이름이 다른 탑승권을 갖고 중국으로 출국했다가 다시 입국했지만 출입국관리 시스템에서 전혀 걸러지지 않았다. 출입국을 위해서는 항공사, 공항 보안 검색대, 출입국심사에서 본인 확인을 거쳐야 한다.
지난해 3월 강씨는대한항공을 이용해 두 손녀와 함께 중국여행을 무사히 다녀왔다. 이후 8월 마일리지 적립을 위해 항공사에 전화한 강씨는 황당한 소식을 들었다. 당시 탑승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없어 마일리지를 쌓을 수 없다는 것.
함께 여행을 갔다 온 두 손녀는 탑승객 명단에 제대로 있었다는 게 강씨의 주장이다. 그런데 자신의 이름이 있어야할 손녀들의 옆자리에는 '강소영'이 아닌 '김소영'이 표기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성이 바뀐 것이다.
강씨의 아들은 "평소에 어머니가 영문이름을 잘 쓰지 않아 영문이름이 잘못 써졌는지 몰랐던 것 같다"며 "만약에 사고라도 났더라면 어머니는 탑승자 명단에도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중국을 왕복하는 과정에서 '탑승객 명단'에는 어머니 '강소영'의 이름은 없었다"며 "이후에 이 사실을 알고 항의하니 담당자라는 사람이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고 사과하며 일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단체 여행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생겨 이름이 잘못 표기 된 것으로 보인다"며 "공항 현장에서 수정을 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 탑승객 명단에 반영되지 않은 것은 직원의 실수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바비킴의 경우도 이와 유사하다. 지난 7일 대한항공 카운터 직원의 실수로 자신의 영문명인 ‘KIM ROBERT DO KYUN’ 대신, 같은 비행기 승객 명단에 들어 있던 ‘KIM ROBERT’라는 사람의 이름으로 탑승권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중복발권 사실을 인지했으나 제대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한 사람의 이름으로 2명이 출국했다. 바비킴은 자신의 이름으로 된 탑승권을 한 번도 받아 본 적 없이 출입국 심사를 통과해 미국까지 간 것이다.
또 다른 대한항공 관계자는 "비행기가 이륙한 뒤에 바로 실수한 사실을 알았다"며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미리 연락을 취해 바비킴이 탑승하고 있는 사실 등을 알렸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이 아닌 탑승권을 갖고 있었지만 강씨와 바비킴은 모두 인천공항 출국장 보안 검색대와 법무부 출국심사대를 그대로 통과했다. 인천공항공사,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항공사 측에서 각각 승객의 여권과 탑승권을 비교해 본인 여부를 확인했지만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것이다.
이에 두 사람 모두 당시 비행기에는 탑승했으나 공식적으로는 항공기 내에는 없는 존재였다. 업계는 출입국 관리가 허술할 경우 온전한 탑승자 명단도 확보할 수 없고, 테러 등 범죄에도 악용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말 동거녀를 살해한 박춘봉(56·중국 국적)도 20여년 동안 위조여권 통해 국경을 넘나들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사실은 항공기 사고가 나면 제대로 된 탑승객 명단조차 확보할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출입국사무소에서는 비자 여부 등 여권 문제만 주로 확인하고, 보안검색대는 적은 인원으로 많은 사람을 확인해 제대로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